2회차 접종 기다리던 주민들 "실망"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영국 북서부 체셔주(州)의 도시 매클즈필드에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약 1000개가 폐기됐다. 전문가들이 그동안 경고했던 영하 70도 냉장보관 문제가 결국 말썽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23일(현지시간) 매클즈필드의 소형 병원인 '워터스 그린 메디컬 센터'로 배송되기로 했던 화이자 백신 975회 분량이 사용하기 힘든 상태가 돼 폐기됐다고 보도했다.
화이자는 백신 약병 1개당 5회 투약분을 담아 네모난 트레이에 195개 약병을 담는다. 이 트레이 한 개에 들어가는 분량이 975회 투약분이다.
이미 1회차 접종을 마친 매클즈필드의 한 주민은 "이날 백신을 접종할 예정이었으나, 병원에 가기 두 시간 전 병원에서 오지 말라는 연락을 받았다"며 "3주 내에 2회차 접종을 해야하는 데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은 기술적인 문제로 이날 접종을 취소한다며 사과했다"며 "그들은 이를 냉동 보관 문제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주민도 "어머니의 2회차 접종이 취소됐다"며 "크리스마스 기간 가족과 함께 하기로 한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됐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병원에서 설명한 '냉장' 문제가 병원에서 발생했는지 백신을 운반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는지는 불분명한 상태다.
체셔주의 국민보건서비스(NHS) 담당자는 "주민들에 야기된 불편과 실망감에 사과한다"며 공식 입장을 내놨다.
영국 병원에서 화이자 백신이 폐기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며칠 전에는 노샘프턴셔주(州) 러슈던의 한 병원에서도 975회 투약분을 폐기했다. 해당 병원은 "냉장 시설의 고장으로 불거진 문제"라고 해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nd@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