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법무국 "NHK '조선인 놈들' 트윗, 인권 침해 아냐"

기사등록 2020/12/22 22:23:26
[서울=뉴시스] 일본 공영방송 NHK의 히로시마 방송국이 재일 한국인에 대한 '차별'을 부추기는 게시물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에 게재했다가 사과했다. 사진은 NHK 히로시마 트위터 계정 갈무리. 2020.12.22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일본 공영방송 NHK의 히로시마(廣島) 방송국이 재일 한국인 차별을 부추기는 게시물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에 게재했다가 공식 사과했지만 일본 정부는 해당 사건이 인권 침해가 아니라는 상반된 결론을 내렸다.

재일본대한민국민단(이하 민단) 중앙본부 인권옹호위원회 등은 지난 9월23일 'NHK 히로시마 방송국이 1945년 원폭 피해를 전달하기 위해 운용하는 트위터에 조선인 놈들(朝鮮人の奴ら) 등의 트윗을 올려 민족 차별을 부추긴다'며 히로시마 법무국에 인권 구제 신청을 했다.

이에 대해 히로시마 법무부는 22일 민단에 "침범의 사실이 있었다고까지는 판단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고 교도통신이 민단을 인용해 보도했다.

도쿄신문 등에 따르면 NHK 히로시마 방송국은 지난 8월24일 자사 트위터 계정에 올려진 '1945 히로시마 타임라인' 게시물이 재일 한국인에 대한 차별을 부추긴다는 비판에 대해 공식 사과한 바 있다.

해당 방송국은 "차별을 조장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비판을 다수 받았다"면서 "전쟁의 시대에 중학교 1학년이 보고 들은 것을 충분한 설명 없이 발신해 현대의 시청자들이 어떻게 수용할지에 대한 배려가 불충분했다"며 사과했다.

허핑턴포스트 재팬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6월 16일, 8월 20일 발생했다.

히로시마 NHK 방송국은 1945년 히로시마에 실제로 살았던 인물 3명이 트위터를 사용하고 있을 경우를 가정해 '1945 히로시마 타임라인'을 기획, 3개의 트위터 계정을 운영해왔다. 계정을 통해 일기나 트윗을 올해 3월부터 매일 올려왔다.

문제가 된 것은 1945년 당시 13세 소년(중학교 1학년) '슌'의 트위터 계정에서였다. 실존 인물 인터뷰 등을 바탕으로 고등학생 등이 계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계정은 지난 20일 "[1945년 8월 20일] 조선인이다!! 오사카역에서 전승국이 된 조선인의 군중이 열차에 올라탄다!"고 적었다.

이어지는 트윗에서는 "(조선인이) '우리들은 전승 국민이다. 패전 국민은 나가라!' 압도적인 위력과 박력. 고함을 지르며 초(超) 만원 열차의 창문이란 창문을 부쉈다. 그리고 무려 앉아있던 승객을 내팽개치며 깨친 창문으로 (조선인의) 동료 전원이 쏟아져 들어왔다!"고 적었다.

트위터에서는 해당 트윗을 주석도 없이 게시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 일본의 가해 책임 관점이 없어 부적절하다 등 비판이 나왔다.

아무리 가정이라 하더라도 '조선인' 단어를 사용했다는 점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주석도 없이 보도기관이 이런 투고를 하면 차별이 정당화 된다"는 비판도 있었다.

같은 문제는 이미 지난 6월 16일자 트윗에서도 나온 바 있다.

당시 해당 계정은 "[1945년 6월 16일] 조선인 놈들은 '이 전쟁은 금방 끝날거야', '일본은 질거야'라고 태연하게 말한다. 나도 모르게 울컥해 분노해 반박하려 했지만 다세에 무세(상대편은 세가 많고 나는 세가 적음). 게다가 상대가 조선인이라서는 반박할 말도 생각나지 않는다.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고 적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ironn108@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