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징계위 하루 전…검사들 "짜여진 각본" 잇단 문제제기

기사등록 2020/12/14 16:15:46 최종수정 2020/12/14 16:19:14

2차 징계심의 앞두고 검찰 내부망에 글

"정치 편향 의심되는 인사가 징계위원"

"秋, 1년 검사로 일한 변호사 책만 보나"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월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별관에서 열린 '대검 신년 다짐회'에서 신년사를 낭독하고 있다. 2020.01.02.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재환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의 두 번째 징계 심의를 하루 앞둔 가운데, 검찰 내 구성원들의 문제제기가 잇따르는 중이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희도 청주지검 부장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이런저런 소문에 우울한 주말을 보냈다"며 글을 올렸다.

정 부장검사는 '법무부가 중징계를 밀어붙일 것이다', '정직 3개월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높다', '정직 후에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동원해 검찰총장을 엮을 것이다'는 등의 소문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1차 징계위원회의 인적 구성, 진행 상황을 보면 그냥 넘길 수 있는 소문은 아닌 것 같다"라며 "정치적 편향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분들이 징계위원으로 위촉되고, 뭔가 사전에 짜인 각본대로 움직이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 이후 추미애 법무부장관을 향해 "단독 사퇴하라"는 입장을 낸 장진영 대전지검 천안지청 검사도 이프로스에 글을 게시했다.

장 검사는 임은정 대검찰청 검찰연구관을 향해 "제 식구 감싸기와 더불어 권력에 빌붙어 입신양명을 꿈꾸는 정치검사들을 누구보다 비난하고 자성의 목소리를 높여 오신 것 아니냐"면서 "정치검사들을 양산하고 있는 법무부의 어느 분에 대해 자성의 소리를 내주십시오"라고 전했다.

그는 추 장관이 이연주 변호사의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를 읽은 점도 거론하며 "대다수의 검찰구성원들의 목소리나 충언은 철저히 외면한 채, 금융경제범죄사범의 친필 편지나 19년 전에 1년 검사 생활한 변호사가 쓴 책만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 총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한동훈 검사장은 징계위원 중 한 명인 신성식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을 문제 삼는 취지의 의견서를 내기도 했다.

앞서 KBS는 한 검사장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공모관계가 녹취록에 의해 입증됐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그런데 해당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는 반박이 나오면서, 신 부장이 KBS 측에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당초 한 검사장 측은 성명불상의 수사기관 관계자를 고소 대상으로 적시했지만, 최근 신 부장을 특정해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채널A 사건 역시 윤 총장의 징계 사유 중 하나인 가운데, 신 부장이 징계위원으로 참여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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