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단계 격상에 신중한 文…확산세 우선 차단, 이동자제 호소

기사등록 2020/12/13 17:50:17

긴급 중대본 회의 주재…"K-방역 성패 걸고 총력 대응"

文대통령 "3단계 마지막 수단…불가피 땐 과감히 결단"

봉쇄 따른 경제 충격파 우려한 듯…"방역 모범국 증명"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긴급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2020.12.13.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에 신중한 입장을 견지한 것은 이어질 경제 충격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치료제와 백신 보급 직전에 들이닥친 마지막 고비를 앞선 1·2차 대유행을 극복해 낸 'K-방역'의 힘으로 현재의 위기를 최대한 넘고 싶다는 절박한 인식도 함께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긴급회의 모두 발언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높이는 것은 마지막 수단"이라며 "중대본에서는 그 경우까지 대비해 사전에 준비를 철저히 하고, 불가피하다고 판단될 경우 과감하게 결단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러한 주문은 현재의 확진자 증가 추세와 방역 당국의 대응 역량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놓되, 3단계 격상만큼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들면 과감히 결단해달라는 주문 속에서는 국정운영의 최고 책임자인 문 대통령의 복잡한 심경이 묻어 있다.

아울러 봉쇄 수준의 물리적 이동 제한 조치 없이도 방역과 경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 온 K-방역의 힘을 보여달라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이 "K-방역의 성패를 걸고 총력으로 대응해야 할 시점", "우리가 진정 방역 모범국이라면 이제야말로 그 사실을 증명할 때"라고 한 것도 같은 맥락 위에서 풀이된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긴급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2020.12.13. since1999@newsis.com
3단계는 전국적 대유행 상황을 상정한 것으로, 전국적으로 급격하게 환자가 증가하면서 의료체계가 붕괴할 위험에 직면했을 때 취하는 마지막 카드다. 3단계가 되면 10인 이상의 모임·행사가 금지된다. 결혼식장·영화관·PC방·미용실·백화점 등 전국 50만개 이상의 다중이용시설이 문을 닫아야 한다. 막대한 사회·경제적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 속에는 일일 신규 확진자 1000명대라는 기하급수적인 확산세만큼만 꺾어놓으면 현재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인식이 엿보인다. 문 대통령이 "코로나 전파 속도를 능가하는 빠른 검사, 선제적인 방역으로 코로나를 단기간에 제압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여기에는 신속한 검사를 통한 확진자 조기 격리와 치료, 이를 통한 새로운 확진 사례의 연결고리 차단이라는 흐름으로 지난 1년 간 방역과 경제를 모두 놓치지 않았다는 'K-방역'에 대한 믿음이 전제로 깔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무엇보다 속도가 중요하다"며 "신속하고 광범위한 검사로 코로나 확진자 수가 더 늘어날 수도 있지만 감염자를 최대한 신속하게 찾아내고, 확산의 고리를 끊어내는 것이 확산을 빠르게 억제하는 근원적인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긴급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2020.12.13. since1999@newsis.com
정부는 대구 '신천지 발' 일일 최대 900명대의 확진자가 발생했던 지난 2월 당시 한 달 가까운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통해 확산세를 진화한 바 있다. 다만 유동 인구가 훨씬 많은 수도권 중심의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는 현재와 대구·경북 중심으로 퍼졌던 2월 상황을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방역 당국의 역량과 확진자 발생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 해오고 있다"면서 "3단계 격상 여부는 중대본의 판단과 추후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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