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 절반 5000만원 못 버는데…평균 빚은 1억1200만원

기사등록 2020/12/10 12:00:00 최종수정 2020/12/10 12:05:33

통계청 '2019년 신혼부부 통계 결과' 발표

초혼 신혼부부, 연 소득 5707만원…3.7%↑

맞벌이 소득 7582만원…외벌이 1.8배 많아

소득 1억 이상 버는 신혼부부 절반 無자녀

초혼 신혼부부 대출액, 1년사이 1208만원↑

[안동=뉴시스] 13일 경북도청 회랑에서 열린 '낭만 결혼식'. (사진=경북도 제공) 2020.09.13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초혼 신혼부부 절반은 연평균 소득이 5000만원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신혼부부 86%는 은행 등에서 빚을 진 채 결혼 생활을 시작하며 평균 1억1200만원대의 금융 부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마다 혼인 건수가 줄어들면서 신혼부부는 전년보다 4.7% 감소했다. 자녀를 출산하지 않는 신혼부부의 비중은 42.5%로 전년보다 2.3%포인트(p) 증가했으며 고소득자일수록 자녀 출산 비중이 낮았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행정자료를 활용한 2019년 신혼부부통계 결과'에 따르면 11월1일 기준 최근 5년 이내 혼인신고 후 국내에 거주하면서 혼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부부는 전년보다 4.7%(6만2000쌍) 감소한 126만 쌍으로 집계됐다.

신혼부부는 2015년 147만2000쌍, 2016년 143만7000쌍(-2.4%), 2017년 138만 쌍(-4.0%), 2018년 132만2000쌍(-4.2%) 등 해마다 줄어들고 감소 폭은 매년 커지고 있다. 혼인 유지 비율을 보면 1년 차가 99.3%로 가장 높았으며 5년 차가 92.0%로 가장 낮았다.

전체 신혼부부 중 부부 모두가 초혼인 경우는 99만8000쌍(79.2%)으로 전년보다 0.4%p 줄었다. 신혼부부 중 1명 이상이 재혼한 경우는 26만 쌍(20.6%)으로 1년 전보다 0.3%p 상승했다. 신혼부부 다섯쌍 중 한 쌍은 재혼 커플인 셈이다.


초혼 신혼부부의 연간 평균 소득은 5707만원으로 전년(5504만원)보다 3.7% 증가했다. 연간 평균 소득은 일을 통해 벌어들이는 근로·사업소득을 대상으로 부부의 1년간 소득을 합산했다.

구간별로 보면 3000만~5000만원 미만이 24.3%로 가장 많았으며 5000만~7000만원 미만(22.5%), 7000만~1억원 미만(17.7%), 1000만~3000만원 미만(15.5%), 1억원 이상(11.1%), 1000만원 미만(8.8%) 순이었다. 5000만원 이상 구간에 위치한 부부의 비중(51.4%)이 전년보다 2.9%p 상승했지만, 여전히 전체의 절반 가까이는 연평균 소득이 5000만원에 못 미쳤다.

초혼 신혼부부 중 맞벌이 부부는 49만 쌍(지난해 10월 기준)으로 전체의 49.1%를 차지했다. 이들의 평균 소득은 7582만원으로 외벌이(4316만원)보다 1.8배 많았다. 맞벌이 부부는 7000만~1억원 미만이 27.5%로 가장 많았으나 외벌이 부부는 3000만~5000만원 미만이 34.9%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맞벌이 비중이 높은 혼인 1년 차 부부의 평균 소득은 5867만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2년 차 부부의 소득(5596만원)이 가장 적었다. 5000만원 이상의 소득 구간 비중은 1년 차 부부가 55.4%로 가장 높았으며 3년 차가 49.3%로 가장 낮았다.

주택 소유 부부의 평균 소득은 6325만원으로 무주택 부부(5242만원)보다 1.2배 많았다. 주택을 소유한 부부는 5000만~7000만원 미만 소득 구간이 23.7%로 가장 많았다. 무주택 부부는 3000만~5000만원 미만이 25.6%로 가장 큰 비중을 보였다.

소득이 높을수록 자녀를 출산하는 비중이 작았다. 초혼 신혼부부 중 자녀를 출산하지 않은 부부는 전체의 42.5%(42만4000쌍)를 차지했다. 전년(40.2%)보다는 2.3%p 상승한 수치다.

이 중 부부 합산 소득이 1000만원 미만이면서 자녀가 없는 경우는 36.1%에 그쳤지만, 1000만~3000만원 미만은 37.0%, 3000만~5000만원 미만은 38.0%, 5000만~7000만원 미만은 43.5%, 7000만~1억원 미만은 50.0% 등 소득 구간이 위로 갈수록 자녀가 없는 비중이 높아졌다. 1억원 이상 버는 신혼부부의 경우 50.9%가 자녀를 출산하지 않았다.

통계청 관계자는 "상위 소득 구간에 위치할수록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의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부부의 소득이 맞벌이 여부와 관련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맞벌이 부부의 평균 출생아 수는 1000만원 미만 구간을 제외한 모든 소득 구간에서 외벌이 부부보다 낮았다. 또 소득이 높아질수록 평균 출생아 수가 감소하는 경향도 맞벌이 부부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맞벌이 부부 중 자녀가 있는 부부의 비중은 52.4%로 외벌이 부부(63.4%)보다 낮았으며 평균 출생아 수도 0.63명으로 외벌이 부부(0.79명)에 비해 적었다. 아내가 경제 활동을 하는 부부의 평균 출생아 수는 0.63명으로 경제 활동을 하지 않는 부부(0.81명)보다 적었다.


초혼 신혼부부 중 85.8%는 은행이나 제2 금융권에서 대출이 있었다. 남편 또는 아내가 단독으로 대출을 받은 경우는 전체의 50.4%(남편 40.6%·아내 9.8%)이고 부부 모두 대출한 경우도 35.4%를 차지했다.

금융권 대출을 받은 초혼 신혼부부의 대출잔액 중앙값은 1억1208만원으로 전년(1억원)보다 12.1% 증가했다. 대출잔액 구간은 1억~2억원 미만은 32.4%로 가장 많았으며 2억~3억원 미만은 13.0%, 7000만~1억원 미만이 11.6% 순이었다.

맞벌이 부부의 대출잔액 중앙값은 1억2951만원으로 외벌이 부부(1억원)보다 1.3배 높았다. 혼인 5년 차(1억1957만원)가 1년 차(1억636만원)보다 1.1배 높았으며 혼인 연차가 오래될수록 대출잔액 중앙값이 커졌다.

주택 소유별로 보면 무주택 부부의 83.0%, 주택 소유 부부의 89.6%는 금융권에 빚이 있었다. 이 중 주택을 소유한 부부의 대출잔액 중앙값은 1억4674만원으로 무주택 부부(8790만원)보다 약 1.7배 높았다. 1억원 이상 대출액의 비중은 주택을 소유한 부부가 68.0%로 무주택 부부(45.1%)보다 많았다.

신혼부부가 가장 많이 거주하는 곳은 경기도로 전체의 28.3%(35만6000쌍)가 살고 있고 다음으로 서울 18.4%(23만2000쌍), 경남 6.3%(7만9000쌍) 등이 뒤따랐다. 신혼부부 수는 세종(4.3%)로 유일하게 증가했으며 울산(-7.4%)이 가장 많이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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