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기상 기자 = 검찰이 김봉현(46)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검사 술접대' 자리가 실제 있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짜맞추기 수사', '검찰 수사 과정에서의 회유·협박' 등 김 전 회장의 다른 주장에 대해서는 대부분 의혹을 인정하기 어렵다거나 사실무근이라는 결론을 냈다.

김 전 회장이 주장했던 야당 유력 정치인이자 검찰 간부 출신 변호사의 우리은행 행장·부행장 로비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라고 밝히면서, "제3자의 제보로 수사"라고 부연하는 등 김 전 회장 발언의 신빙성은 여전히 인정할 수 없다는 태도를 취했다.
 
8일 서울남부지검 검사 향응·수수 사건 전담팀(부장검사 김락현)은 '검사 술접대' 자리를 주선한 것으로 알려진 검사 출신 A변호사와 접대 자리에 있던 B검사, 그리고 접대자 김 전 회장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김 전 회장은 자신이 '공익 제보자'라는 이유로 보호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김 전 회장이) 장시간 술자리에 동석했으며, 동석한 경위와 목적 등에 비춰 향응을 함께 향유한 사람에 해당된다"고 판단했다.

이날 검찰은 A변호사와 검사 3명이 지난해 7월18일 밤 9시30분께부터 서울 강남구에 있는 유흥주점에서 김 전 회장으로부터 술접대를 받은 것은 사실이라는 결론을 냈다. 밤 11시 전에 먼저 귀가한 검사 2명은 향응수수액이 100만원 미만이라면서 불기소 결론을 내렸지만, B검사와 A변호사에 대해서는 혐의를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검찰은 이 밖에 김 전 회장이 제기한 다른 의혹들에 대해서는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입장을 냈다.
 
검찰은 "검사 비위 관련 사실을 제보했음에도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다"는 김 전 회장 주장에 대해 라임 수사팀이 B검사 등에 대한 술접대 관련 제보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남부지검 지휘부와 대검찰청이 보고받은 사실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강기정(청와대 전 정무수석) 등 여권 정치인을 잡아주면 보석으로 재판을 받게 해주겠다'라고 하는 등 정관계 로비와 관련해 검찰이 회유 내지 협박을 했다는 김 전 회장 주장에 대해서도, 검찰은 "의혹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김 전 회장이 A변호사로부터 이런 회유·협박 관련 내용을 들었다고 주장하는데, 실제로는 A변호사 접견 이전부터 김 전 회장은 '정관계 로비에 대해 진술하고, 만기보석으로 석방되는 전략을 수립했다'는 것이다. 

특히 검찰은 야당 유력 정치인이자 검찰 간부 출신 윤모 변호사를 통해 우리은행 행장과 부행장에게 로비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현재 수사 중이라고 밝히면서도, 이 수사가 김 전 회장 폭로로 진행된 것이 아니라는 부연설명을 달았다. 제3자로부터 해당 의혹을 제보 받아 이미 수사에 착수한 상태였다는 취지다.

검찰이 김 전 회장의 검사 술접대 주장은 인정하지만, 그 밖의 다른 주장에 대해서는 신빙성이 낮다는 취지의 수사 결과를 낸 것이다.

지난 10월16일 첫 번째 옥중편지 이후 이어진 김 전 회장의 폭로들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정면충돌로 이어지는 등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추 장관은 윤 총장이 검사 및 야권 정치인에 대한 의혹을 제대로 수사지휘하지 않았다고 윤 총장을 라임 사태 수사에서 배제하기까지 했다.

이에 앞으로도 김 전 회장 수사 관련 논란이 계속될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기도 한다.

한편 이번에 술접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변호사도 "수사결과가 사실에 부합하지 않아 유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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