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유형과 고난도 지문 적지만 변별력 갖춰"
"공유서비스, 원격수업 등 익숙한 실용지문 출제"
출제본부 "수험생 유불리 없게 다양한 분야 지문"
EBS 연계율 73%…유사하고 단어·문장 쉽게 출제"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상담교사단은 3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영어 영역 출제경향과 난이도 분석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ZOOM)으로 진행된 이번 브리핑에는 인천 숭덕여고 유성호 교사와 경북 무학고 전기홍 교사, 서울 경신고 김창묵 교사가 참여했다.
유성호 교사는 "전체적인 난도는 지난 9월 모의평가보다는 쉬웠고, 작년 수능 영어와 비교했을 때 비슷한 수준"이라면서도 "중·상위권을 변별하는 어려운 문항은 있었다"고 평했다.
전기홍 교사는 33번과 34번 문항이 변별력을 갖춘 고난도 문항으로 꼽으며 "33번 뇌과학 지문의 경우 생소한 어휘로 학생들이 정답 유추하는 데 어려웠을 것"이라고 봤다.
김창묵 교사는 "수험생들이 코로나19 영향으로 목표 등급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지만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은 이런 외적 요소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면서 "새로운 유형이나 고난도 지문이 적게 출제돼 지난해와 비슷한 성적 분포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교사들은 공통적으로 올해 수능 영어 지문에서 재택 온라인 수업이나 자전거 공유서비스 등 최근 사회적 변화를 반영한 다양한 실용적인 지문이 포함됐다고 봤다.
전 교사는 "온라인 수업을 소재로 폭설로 온라인 수업을 하는 형을 귀찮게 하는 동생을 다룬 마지막 45번 문항은 수험생들이 자신의 경험을 떠올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수능출제본부는 이날 영어 영역의 지문 소재를 분야별로 균형있게 출제해 수험생 학습성향에 따라 유·불리가 발생하지 않게 출제했다고 밝혔다.
각 지문이 인문, 사회, 자연, 예술 문학 등 수험생이 진학하고자 하는 계열에 따라 불리하지 않게 안배했다는 뜻이다.
수능 출제본부는 "기본적으로 고교 교육과정 성취기준의 달성 정도와 대학에서 공부하는데 필요한 영어 사용 능력을 측정하는 문항을 출제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됨에 따라 교육과정과 시험 과목 수준에서 사용 빈도가 높은 어휘를 사용해 출제했다. 영어 유창성뿐 아니라 정확성을 강조해 언어 형식과 어휘 문항을 포함했다.
듣기평가는 원어민의 대화·담화를 듣고 이해하는 능력을 직접 측정하고, 말하기는 불완전 대화·담화를 듣고 적절한 의사소통 기능을 적용해 완성하는 능력을 간접적으로 측정했다.
통상 1~2번 문항은 짧은 대화문을 통해 간접적으로 말하기 능력을 측정하는 문항으로 학생들이 순식간에 듣느라 긴장했지만 올해 11~12번으로 옮겨졌다.
읽기는 배경 지식과 글의 단서를 활용해 의미를 이해하는 상호작용적 독해 능력을 직접 측정하고, 쓰기는 글의 내용을 이해하고 문장으로 요약하거나 문단으로 구성할 수 있는 능력을 간접 측정했다.
수능 출제본부는 "학교현장에서 실제 영어 사용 상황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문항을 출제했다"며 "수험생의 인지적 과정에 따라 문항 유형을 배열했다"고 말했다.
지문 중심 내용과 맥락을 파악하는 유형을 먼저 제시하고, 세부 내용 파악 유형, 언어형식·어휘 유형, 빈칸 추론 유형, 쓰기 유형, 복합 문항 순으로 제시했다.
절대평가로 치러지는 영어 영역의 EBS 연계율은 73.3%로 다른 영역보다 높은 편이다. EBS 교재에서는 지문과 주제, 소재 요지가 유사한 다른 지문을 배치하되 단어나 문장 등이 쉬운 지문을 활용했다.
대표적으로 고대 수메르 사회의 경제 관련 지문(31~34번 문항), 36번 문항의 '전투의 목적' 관련 지문이 그대로 출제됐다. 연도별 온라인 주식 매매 변동 그래프를 비교한 25번 문항 등은 유사하게 변형해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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