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광양제철소 산소차단 밸브 개방 중 폭발 추정"

기사등록 2020/11/25 18:44:56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 고용노동부 등 1차 합동감식

노후설비 교체 앞서 고압산소 배관 내 차단판 설치 시도

밸브 잠궈도 산소 차단 안 돼 작업 중단…재조작 중 폭발

[광양=뉴시스]김석훈 기자 = '산소 배관'의 화재·폭발로 3명이 숨진 전남 광양시 광양제철소에서 25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전남경찰청, 광양경찰서, 소방조사단, 노동부 등 합동 감식반 20여 명이 사고 원인을 찾고 있다. (사진=독자제공) 2020.11.25.photo@newsis.com

[광양=뉴시스] 변재훈 기자 = 3명을 숨지게 한 전남 광양제철소 폭발 사고는 산소 공급 차단 밸브 쪽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는 감식 결과가 나왔다.

노후 설비 교체를 위한 사전 작업 도중 잠긴 밸브에 산소가 계속 유입됐고, 밸브를 다시 여는 과정에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광양경찰서는 25일 오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전남경찰청, 고용노동부 여수지청, 소방당국 등과 함께 광양시 금호동 광양제철소 1고로 옆 제선·제강 공장 사이 사고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벌였다.

합동감식반은 산소 배관 주변의 그을림과 폭발 흔적 등을 집중적으로 살폈으며, 제철소 관계자로부터 작업 공정을 확인했다. 또 주변 폐쇄회로(CC)TV 등을 확보, 분석했다.

경찰은 폭발 시작 지점이 고압산소 배관 밸브 주변인 것으로 봤다. 사고 당시 작업자들은 내년 중 해체·교체키로 한 노후 설비와 연결된 고압산소 배관 안에 차단판을 설치하려 한 것으로 확인됐다.

설치 작업에 앞서 산소가 유입되지 않도록 공급 차단 밸브를 잠궜으나, 관내 산소 농도가 안전 기준치 이하로 떨어지지 않자 산소가 샌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작업을 더이상 하기 어려워지자, 산소 공급 차단 밸브를 원위치로 돌려놓는 과정(밸브 개방)에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경찰은 국과수 감식 결과를 토대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사고 원인과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특히 설비 하자 여부를 살핀다. 안전 수칙을 어겼거나 설비 운용상 문제가 있었는지도 면밀히 들여다본다.

주변에서 작은 불이 났다 꺼진 직후 폭발음이 난 정황도 드러나, 구체적인 인과 관계를 따져볼 계획이다.

한편, 지난 24일 오후 4시 2분께 광양제철소 1고로 옆 제선·제강 공장 사이 산소 배관에서 고압 산소가 새어 나오면서 폭발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배관 근처에서 작업하던 제철소 직원 1명과 협력사 직원 2명 등 3명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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