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전유치원 학부모 162명 원비 반환 집단소송
162명분 3억6천만원 반환 합의·원장 명의 사과
이 유치원은 교육청의 감사와 행정처분에도 12억원을 반환하지 않고 버티다가 피소 후에야 정식으로 사과하고 소송을 제기한 학부모들에게 원비를 돌려준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법인 위공은 학부모들이 경기 시흥 궁전유치원과의 집단소송 도중 지난 17일 3억6000만원을 반환하고 유치원장이 사과하는 조건으로 합의에 이르렀다고 19일 밝혔다.
전체 3분의 1인 학부모 162명은 지난해 7월 법무법인 위공을 대리인으로 궁전유치원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시흥 궁전유치원은 지난 2017년 경기도교육청의 사립유치원 감사에서 반환해야 할 유치원비를 가장거래 등으로 부당하게 사용한 사실이 적발된 바 있다.
학부모들이 낸 방과후수업비나 교재비, 차량비 등 수익자부담교육비 중 지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4년간 이 유치원이 반환하지 않은 금액은 총 12억5567만원에 달한다.
경기도교육청은 학부모들에게 징수한 수익자부담교육비 중 제 용도대로 사용하지 않은 돈을 학부모에게 반환하라는 명령을 내렸지만 이 유치원은 불복해왔다.
법무법인 위공에 따르면 이 유치원 A원장은 형사재판 중으로, 감형을 위해 이번 민사소송 도중 합의의 뜻을 밝혔다. 나머지 3분의 2 학부모들에게도 수익자부담 경비 중 교재비를 일부 반환하겠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원장 A씨는 사과문을 통해 "수익자부담 경비 중 일부를 부당하게 집행해 학부모님께 피해를 드렸다"며 사과했다. 또한 "회계집행을 잘못해 발생하게 된 수익자부담 경비 중 일부를 환급하고자 한다"며 "사태가 수습되는대로 다시 신뢰받고 유아들이 행복한 유아교육 기관으로 변화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지난해 형사재판에서 학부모들에게 용도대로 사용하지 않고 남은 돈을 반환하지 않는 사립유치원 원장 20여명을 '학부모 대상 사기죄'로 유죄판결을 한 바 있다.
박변언 위공 변호사는 "대법원은 지난해 사립유치원이 받은 원비 중, 학부모들에게 특정 교육용도로 사용하겠다고 해 걷은 돈은 그 용도로만 사용해야 한다"며 "고시한 용도대로 사용하지 않고 남은 돈은 학부모들에게 반환해야 한다는 법리대로 소송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8년 사립유치원 비리 사태 이후 사립유치원 학부모들이 제기한 집단소송도 앞으로 결과가 속속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에서는 궁전유치원 외에도 지난 8월까지 행정처분 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사립유치원으로는 파주 예은유치원(41억6000만원), 수원 숲속반디유치원(21억8000만원), 고양 이튼유치원(10억원), 파주 예일유치원(9억3000만원)이 있다. 일부 유치원에서도 집단소송에 참여할 소송인단이 모집된 바 있다.
법무법인 위공은 현재 궁전유치원 외에도 감사를 거부하고 폐원하거나 유치원 내부 분쟁을 이유로 학기중 폐원한 유치원, 급식비리 의혹으로 아동의 피부질환이 의심되는 유치원 등 3건의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다.
지난 2018년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사립유치원 감사결과를 실명 공개한 이후 사립유치원도 초등학교 취학 전 공교육 기관으로서 공공성을 갖춰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힘을 얻었다. 지난 1월 국회에서는 사립유치원 공공성을 강화하는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이 통과됐다.
과거에는 사립유치원 설립자를 개인사업자로 보고 유치원비 등을 사유재산으로 간주하던 법원도 최근 공공성을 중시해 판결하는 추세다.
지난 1월에는 수원지법은 무단폐업한 사립유치원에 원아와 학부모가 입은 정신적 손해 등 피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수원지법은 경기 하남 예원유치원 학부모들은 유치원을 무단폐업한 설립자에게 유치원생 5명에게 1인당 30만원, 부모에게 20만원씩 배상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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