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2020년 사회조사 결과'…신종질병 29.9%p 급등
생활고 불안도 커졌다…범죄·국가안보 불안감은 낮아져
국민 3명 중 1명 '우리 사회 안전해'…女 절반 밤길 불안
[세종=뉴시스] 오종택 기자 = 2020년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국민들은 범죄나 안보불안이 아닌 신종 질병과 경제적 위험을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불안요인으로 꼽았다. 올해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코로나19) 탓이다.
1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불안 요인으로 '신종 질병'을 선택한 응답이 32.8%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경제적 위험'(14.9%)이 차지했고, '범죄'(13.2%)와 '국가 안보'(11.3%)가 뒤를 이었다.
특히, 신종 질병으로 응답한 비중은 2년 전 2.9%에서 32.8%로 무려 29.9%포인트(p)나 급증했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10개 조사항목 중 가장 응답자가 적었지만 이번에는 압도적으로 응답자가 많았다.
경제적 위험 역시 2년 전 12.8%로 네 번째 불안요인으로 꼽혔지만 이번에는 2.1%p 증가하며 두 번째를 차지했다. 코로나19 이후 경기 침체로 생활고에 대한 걱정이 커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남녀 모두 신종 질병이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불안 요인이라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자(36.7%)가 남자(28.7%)보다 신종 질병에 대한 불안을 더 느꼈다. 남자는 경제적 위험(17.1%)을 두 번째로 많았고, 여자는 범죄(16.8%)를 꼽았다.
2년 전까지만 해도 20%가 넘었던 범죄에 대한 불안은 13.2%로 하락했다. 남북 관계와 주변국들의 위협에서 비롯되는 국가 안보는 18.6%에서 11.3%로 낮아졌다. '환경오염' 역시 13.5%에서 6.6%로 떨어지는 등 신종 질병과 경제적 위험을 제외하면 나머지 항목들은 모두 감소했다.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안전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31.8%로 2년 전보다 11.3%p 증가했다. '식량 안보', '국가 안보', '먹거리 위생', '자연재해', '건축물 및 시설물 위험'과 관련해서는 안전하다는 응답이 안전하지 않다는 응답보다 높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감염병 우려가 커지면서 '신종 질병'과 방역 활동 강화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은 안전하지 않다는 응답이 안전하다는 응답보다 월등히 높았다.
우리 사회가 5년 전과 비교해 전반적으로 안전하다고 느끼는 사람의 비율은 38.8%로 2018년 조사 때보다 11.1%p 증가했다.
5년 후 우리 사회의 안전 상태가 '안전해 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비율도 39.1%로, 6.2%p 늘었다. 안전해질 것이라고 응답한 비중은 10대와 40대가 45.9%로 가장 높고, '위험해질 것'이라고 응답한 비중은 60세 이상이 27.2%로 가장 높았다.
13세 이상 인구 3명 중 1명은 밤에 혼자 길을 걸을 때 불안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자는 2명 중 1명(49.8%)이 야간 보행 시 불안감을 호소했고, 연령대가 낮을수록 불안감을 느끼는 비중이 컸다.
야간 보행이 불안한 이유는 '신문, 뉴스 등에서 사건, 사고 접함'(44.0%)이 가장 많고, '인적이 드묾'(25.4%), '가로등, CC(폐쇄회로)TV 등 안전시설 부족'(20.1%) 등의 순이다.
공공질서 준수 수준은 모든 부문에서 2년 전보다 크게 향상됐으나 운전자 교통질서, 금연구역 준수 부문 등은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필요했다. 재난이나 긴급 상황 발생 시 행동 요령 인지도는 모든 부문에서 2년 전보다 증가했다.
한편, 통계청은 사회지표체계 10개 부문 중 매년 5개 부문에 대해 2년 주기로 사회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2020년 사회조사' 는 가족, 교육, 보건, 안전, 환경 부문에 대해 전국 1만9000표본가구 내 상주하는 만 13세 이상 가구원 약 38,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5월13부터 5월28일까지 조사된 내용을 집계한 자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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