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3 정상회의 모두 발언서 각별한 인사
文대통령 "특히, 일본의 스가 총리님 반갑다"
스가, 다자외교 데뷔 배려…한일 돌파구 마련
文, 아베 때도 '적극 스킨십'…즉석 대화 제안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약 90분 간 진행된 제23차 아세안+3 정상회의 모두 발언 첫 마디에서 참석 정상들에게 인사를 건네면서 "특히, 일본의 스가 총리님 반갑습니다"라고 말했다.
정상회의를 주재하는 의장국 정상의 이름을 적접 언급하며 존경의 뜻을 전달하는 통상적인 외교 관례를 뛰어넘은 이례적 표현이다. 일반적인 의미 이외에 각별한 뜻을 담았다고 볼 수 있다.
단순히 일본 정상으로서 다자외교 무대에 공식 데뷔하는 스가 총리의 상황을 고려한 배려의 의미로도 볼 수 있지만, 그보다는 한일 관계 돌파구 마련을 위한 유화적 제스처로 풀이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평가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도 전임자인 아베 총리에게 특유의 '스킨십'으로 경색된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진정성을 보인 바 있다.
지난달 24일 문 대통령이 스가 총리 취임 기념 한일 정상통화에서 한일 관계 개선 의지를 밝힌 뒤 양국간 활발한 움직임이 전개되고 있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에 이어 한일의원연맹단(회장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까지 스가 총리를 만나며 관계 개선 여건을 타진하고 있다.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통보와 유예, 세계무역기구(WTO) 정식 제소 등으로 복잡하게 꼬여있는 한일 관계의 실타래를 풀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은 올해 말 국내 개최로 예정된 한중일 정상회의 성사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풀이된다. 아베 체제를 계승하고 있는 스가 총리가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해결책 제시 없이는 한국을 방문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원장은 지난 11일 "한일 두 정상이 한일 관계 정상화를 위해서 노력하고,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느꼈고 말씀도 드렸다"며 "청와대에서 (주도해) 앞으로 적절한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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