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네고왕'에 러브콜 왜?

기사등록 2020/11/11 13:13:45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유통업계가 유튜브 웹 예능 '네고왕'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그룹 '제국의아이들' 출신 황광희가 프랜차이즈 기업을 상대로 가격을 네고하는 프로그램이다. 배달 앱, 온라인 쇼핑몰과 진행하는 할인 이벤트와 달리 제품홍보 뿐만 아니라 고객과 소통, 기업 이미지 개선 효과 등을 누릴 수 있다. 소비자들도 유튜브 뒷광고 논란 후 불신을 드러냈지만, '대놓고 광고한다'는 콘셉트의 네고왕이 등장하자 반기는 분위기다. 기존 이벤트는 할인율이 10~20% 선이지만, 네고왕은 50% 이상 파격 할인 혜택 등으로 구매 심리를 자극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BBQ를 비롯해 GS25, 롯데백화점, 스킨푸드, 하겐다즈 등은 네고왕에 출연해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BBQ는 지난 8월 네고왕 1회에 출연한 후 매출이 급증했다. '한 달간 7000원 할인' 이벤트를 진행해 소비자들의 호감을 샀다. '황금 올리브 치킨'(1만8000원)에 '치즈볼' 2개를 추가해 1만1000원에 판매했다. 방송 공개한 후 첫 주말매출 65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한 수치다.

BBQ는 조회수 500만회 돌파를 기념해 신제품 '메이플버터갈릭 치킨' 모델로 광희를 발탁해 홍보 효과를 높였다. 할인 이벤트도 진행, 메이플버터갈릭 치킨은 출시 2주 만에 판매량 30만개를 돌파했다. 앱 가입자는 방송 전 30만명에 불과했지만 현재 250만명으로 8배 이상 늘었다. 특히 제너시스BBQ 윤홍근 회장은 직원복인 하와이안 셔츠를 입고 등장, 친근한 이미지를 어필했다. 과거 가맹점주에게 폭언·욕설한 의혹을 받았지만 이미지를 개선하는 계기가 됐다.

롯데백화점도 주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를 확보하기 위해 네고왕과 손잡았다. 지난 8일까지 총 10만명을 대상으로 10만원 구매시 모바일 상품권 2만원을 지급했다. 매일 선착순 1만명에게 할인쿠폰을 지급했는데, 4분여 만에 마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에서 황범석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 대표는 "2002년 월드컵 때 10% 사은행사를 한게 가장 규모가 컸다"며 "10만원 구매시 2만원 상품권을 10만 명에게 지급하면 20억원인데 상상해본 적도 없다"면서도 수락했다. 그 동안 백화점은 명품, 화장품 등 고급화 전략을 내세웠지만,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변화를 꾀한 것으로 분석된다.

1세대 로드숍 스킨푸드도 네고왕으로 활기를 되찾았다. 지난 6일 공개된 방송에서 스킨푸드 유근직 대표는 2주간 전 제품 7000원 구매 쿠폰 3장 발행에 합의했다. 19일까지이며 쿠폰 3장 모두 사용 시 무료배송한다. 같은 기간 구매 고객 2만명에게 베스트 10종 샘플 세트 선착순 증정하고, '스킨푸드 네고왕 세트' 5000개도 한정 판매한다. 방송 직후 스킨푸드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 제품을 구매하기 위한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스킨푸드 홈페이지는 마비되는 등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요즘 워낙 네고왕이 화제여서 광고비를 문의했더니 1억원 선이었다"면서 "온라인 광고 비용 치곤 꽤 비싼 편이지만, 15~20분량 한 회에 기업 전체를 다룰 뿐 아니라 홍보 효과도 크다 보니 협업을 고민하고 있다. 특히 젊은층이 많이 보는 콘텐츠인 만큼 신규 고객 유입 효과가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식품업계 관계자는 "네고왕 방송 초반 섭외 요청을 받았을 때만 해도 광고비는 몇 천만원 정도였다. BBQ 편 이후 인지도가 쌓이면서 1억원대로 오른 것 같다"며 "배달 앱 등을 통해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보다 홍보 효과가 크지만, 대표가 직접 출연하고 예능인 만큼 웃음도 줘야 해 부담되는 면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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