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백신 접종 이후 사망 신고 88명…"인과성 확인 안돼"(종합)

기사등록 2020/11/03 16:19:14

"국가 예방접종 중단 고려할 상황 아냐"

70대 이상 83%…어르신 접종 이후 집중

예방접종 이후 사망 48시간 이상 59.1%

[인천=뉴시스] 이종철 기자 = 독감백신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26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에서 만 62~69세 사이의 어르신들의 무료독감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 2020.10.26. jc4321@newsis.com
[서울·세종=뉴시스] 임재희 구무서 기자 = 사망자 가운데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예방접종 이력이 있어 이상반응으로 신고된 사례가 3일까지 88명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전문가들이 역학조사와 부검 결과 등을 확인한 83명은 검토 결과 예방접종과 사망 간 인과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나왔다.

독감백신 접종 이상반응 신고 중 사망 사례 88건

질병관리청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신고 현황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2020~2021절기 이상반응 사례는 1736건이며 이중 사망 사례는 총 88건이다.

이 가운데 역학조사가 진행 중인 5건을 제외한 83건에 대해 질병청은 "역학조사 및 예방접종 피해조사반 심의 결과 사망과 예방접종과의 인과성은 인정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지난 2일 피해조사반 신속대응 회의에서 추가된 사망 사례 11건에 대해 인과성 여부를 검토한 결과 사망과 예방접종과의 인과성은 인정되기 어렵다는 게 피해조사반 판단이다.

추가 검토한 사망 사례는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후 급성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아나필락시스에는 해당하지 않았고 동일 의료기관, 동일 날짜, 동일 제조번호 접종자들을 대상으로 이상반응 여부를 확인한 결과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사례는 없었다. 이에 백신 이상이나 접종 과정상 오류 가능성은 낮다고 피해조사반은 판단했다.

2일까지 83건을 검토한 결과 질병청은 예방접종과 인과성 입증이 어려워 국가 예방접종 지원사업을 지속하기로 했다.

사례별 기초 조사 및 역학조사 결과, 부검 결과, 의무 기록, 수진 기록 등을 검토 결과에서 모든 사망사례에서 사망 당시 백신의 이상반응으로 추정되는 소견이 없었다.

대신 심혈관계 질환, 뇌혈관계 질환, 당뇨, 만성 간질환, 만성신부전, 부정맥, 만성폐질환, 악성 종양 등 기저질환 악화로 인한 사망 가능성이 높았으며 대동맥 박리, 급성심근경색증, 뇌출혈, 폐동맥 혈전색전증 등 부검 결과 명백한 다른 사인이 있었다. 뇌출혈, 심근경색, 질식사, 패혈증 쇼크, 폐렴, 신부전 등 임상적으로 사망에 이른 다른 사인도 확인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2일까지 신고된 사망 사례 88건 중 44건에 대해 부검을 시행했으며 43건은 시행하지 않았다. 1건은 부검 진행 여부를 확인 중이다.

추가로 확인된 5건에 대해선 조사 중이며 지속해서 인과성 확인, 추가 조사 및 분석을 진행할 계획이다.

'예방접종과 사망 원인 간 인과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피해조사반 검토 결과에 대해 유가족 등으로부터 민원이 제기된 바는 없다고 질병청은 전했다.
사망 사례 83% 70대 이상…어르신 예방접종 기간 집중

이날 0시 기준으로 확인된 사망 사례 88명은 70대 38명, 80대 이상 35명 등 70대 이상이 73명(83.0%)으로 가장 많았다. 60대는 7명, 60대 미만은 8명이다.

사망 신고 시기는 ▲10월18일 이전 1건 ▲10월19일~25일 60건 ▲10월26일~11월1일 24건 ▲11월2일 3건 등이다. 주로 만 70세 이상 대상 국가 예방접종 지원 사업이 시작된 10월19일과 만 62~69세 접종이 시작된 10월26일 이후 사망 신고가 접수됐다.

최근 접종 건수가 감소한 데 대해 질병청 관계자는 "예단할 수는 없지만 최근에 집중적으로 접종을 받는 연령이 예전에는 고령군이었고 현재는 골고루 분산돼있으면서 예전보다 접종 건수가 많이 높지 않은 상황"이라며 "기저질환자가 많은 고령층의 접종률이 떨어진 것도 하나의 요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예방접종 관련해 국민들의 주의사항이나 인식도가 많이 높아져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덧붙엿다.

지역별로는 서울 13건, 경기 12건, 전북 10건, 경남 10건, 대구 8건, 전남 8건, 경북 6건, 충남 5건, 부산 3건, 인천 3건, 대전 3건, 강원 3건, 충북 2건, 광주 1건, 제주 1건 등이다.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후 사망까지 경과 시간은 52건(59.1%)에서 48시간 이상 소요됐으며 24시간 미만은 16건(18.2%)이었다. 경과 시간이 비교적 짧은 24시간 미만 사례에 대해선 아나필락시스(급격한 전신 면역 반응으로 인한 충격 증상) 등과의 인과성도 검토했으나 아직 예방접종과의 인과성은 확인된 바 없다.
  
정은경 질병청 청장은 "인플루엔자 유행 수준은 예년보다 낮고 유행 시기가 늦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예방접종을 너무 서두르지 마시고 건강 상태가 좋은 날에 예방접종을 받아 달라"고 당부했다.
  
안전한 예방접종을 위해선 ▲접종 대기 중에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예진 시 아픈 증상이 있거나 평소에 앓고 있는 만성질환·알레르기 병력은 반드시 의료인에게 알리고 ▲접종 후 반드시 의료기관에서 15~30분간 이상반응 여부를 관찰하며 ▲접종 당일은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쉬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limj@newsis.com, nowest@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