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원 행장 "76억 직원 셀프대출, 임직원 모두 심각하게 생각"

기사등록 2020/10/16 13:09:05

이동걸 회장 "산업은행 개인대출 하지 않고 있어"

[서울=뉴시스] 전진환 = 윤종원 중소기업은행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0.16.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신효령 이준호 기자 =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16일 기업은행 직원의 76억원 규모 '셀프대출' 논란에 대해 "은행원으로서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일어났다"며 "임직원 모두가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행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책은행 직원이 76억원을 가족 대출한 것이 내부 시스템에 의해 걸러지지 않은 것 문제'라는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윤 의원은 "기업은행 직원이 셀프대출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반대되는 투자를 했다"며 "어떻게 불법적으로 대출받아서 이런 투자를 하게 됐는지 그 배경이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혹시 기업은행 경영연구소에서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것이 있냐"고 물었다.

윤 행장은 "저희가 그런 걸 조사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보고서가 있는지 확인해보고 있으면 제출하겠다"고 답했다.

윤 의원은 "가족여신 취급시 내부통제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보니까 대부분의 은행이 임직원 가족 여신을 취급할 때 못한다는 관리 규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척 사항도 있는데 기업은행과 산업은행은 그런 것이 없는 것으로 나와있다. 기업은행이나 산업은행보다 규모가 훨씬 적은 은행도 규정이 되어있는데, 지금까지 그런 일이 없었다는 것은 국책은행으로서 상당한 도덕적 해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 이동걸 한국산업은행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0.16.photo@newsis.com
윤두현 의원실이 기업은행으로부터 제공받은 '대출취급의 적정성 조사 관련' 문건에 따르면, 기업은행 A차장은 2016년 3월부터 올 상반기까지 아내와 모친 등 가족이 대표이사로 있는 법인 5개와 개인사업자 등에 총 75억7000만원의 부동산 담보대출을 실행했다. 경기도 화성 일대의 아파트·오피스텔과 부천의 연립주택 등 총 29채를 구입해 수십억원의 평가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져 국민적 공분을 샀다.

이와 관련해 기업은행은 지난달 3일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해당 직원을 가장 높은 단계인 '징계면직' 처리했고, 사기 등의 혐의로 형사고발과 대출금의 전액 회수를 진행 중이다. 직원과 배우자의 친인척에 대한 대출 취급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내부 규정과 전산 시스템을 마련하고, 모든 대출에 대해 직원의 친인척 여부를 상시 모니터링 한다는 방침이다.

윤 의원은 "이런 대책이 진작 있었으면 불편한 일이 없었을텐데,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것이 안 고치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며 "발표한 일이 잘 집행되어서 앞으로 이런 일이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윤 의원은 "산업은행에도 똑같은 이야기를 하겠다"며 "산업은행도 가족 여신 통제제도가 부실하다. 은행의 성격은 다르지만, 조치를 부탁한다"고 주문했다.

그러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저희는 개인대출은 하고 있지 않다. 그런 부분에 대한 우려는 없다"고 답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now@newsis.com, Juno22@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