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고양삼송서 미리 본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작지만 큰 변화'

기사등록 2020/10/19 06:00:00 최종수정 2020/10/26 09:27:06

친환경 플래그십 레스토랑

더욱더 편리해진 드라이브 스루

벽 곳곳에 '친환경' 강조 게시물

[서울=뉴시스]맥도날드 '고양삼송DT점' 외부

[고양=뉴시스] 김정환 기자 = 5일 한국맥도날드가 새로운 슬로건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작지만 큰 변화’를 공개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지구 ▲식재료 품질 및 공급 ▲지역사회 연계 ▲일자리 및 포용, 직원 개발 등 실천 계획 이행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해 지역사회와 환경에 기여할 것을 약속했다.

그 상징적인 레스토랑이 8월18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에 오픈한 ‘고양삼송DT점’이다.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고양 길 건너편에 터를 잡았다.

17일 그곳에 들러봤다. 단층건물인데 넓은 부지 위에 들어섰기 때문인지 눈에 확 띈다. 매장 외벽의 'BETTER M'(베터 엠)이라는 문구가 인상적이다.  

'DT'는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를 의미한다. 차를 조금씩 전진하며 주문, 결제, 상품 수령 등을 할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사회적 거리 두기' 등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상황에서 각광받는 이용 방식이다.

[서울=뉴시스]맥도날드 '고양삼송DT점' 드라이브 스루 입구

매장에 들어가기 전에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를 살펴봤다. 진행로가 기존 매장들과 비교해 넓게 느껴졌다. 국내에서 차량이 점점 대형화하면서 드라이브 스루를 이용할 때마다 행여 애마가 상처라도 입을까 불안해하는 고객에게 안도감을 주기에 충분해 보였다.

메뉴판은 삼성전자가 공급한 '스마트 사이니지'다. 기존 사이니지는 박스 안에 메뉴 종류 등을 인쇄한 필름을 넣고 형광등을 켜서 밝히는 '아날로그' 방식이지만, 이 사이니지는 '디지털 디스플레이' 방식이다. 각 메뉴가 훨씬 또렷하게 보여 주문하기가 더욱더 편리했다.

주문과 결제를 마치면 수령 코너다. 특별한 것은 '대기 공간'이 두 면이나 마련됐다는 점이다. 보통 앞차 고객이 많은 양을 주문한 경우 뒤차 고객은 그 차가 떠날 때까지 뒤에서 마냥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이 매장에서는 많은 양을 주문한 고객은 결제를 마친 다음 대기 공간으로 옮겨 기다리면 된다. 뒤차는 결제를 마치고 바로 전진해 앞차와 상관없이 주문 상품을 수령할 수 있다. 기다림의 고통을 겪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매장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주차를 했다. 주차장이 무척 넓었다. 대충 보기에도 20대 가까이 동시 주차가 가능해 보였다.

[서울=뉴시스]맥도날드 '고양삼송DT점' 내부

레스토랑 안에 들어섰다. 처음 받은 인상, '정말 넓다'였다. 체온 측정과 방문객 QR코드 인식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매장 탐방에 나섰다.

이곳 역시 키오스크에서 메뉴를 골라 스크린 터치로 주문·결제한 다음 자리에 앉아 주문 번호가 뜨면 음식물을 수령해 매장에서 먹거나 테이크아웃하게 된다. 키오스크 이용이 힘든 고객은 직원에게 직접 주문할 수 있다.


[서울=뉴시스]맥도날드 '고양삼송DT점' 내부. 키오스크와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작지만 큰 변화’ 게시물이 보인다

안을 둘러보니 다른 매장에서 볼 수 없었던 것들이 눈에 띄었다.

일단 벽면 곳곳에 새로운 슬로건에 따른 실행 계획들과 고양삼송DT점의 정체성을 설명하는 게시물들이 비치돼 있었다. "역시 친환경 플래그십 레스토랑이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맥도날드 '고양삼송DT점' 내부 벽면의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작지만 큰 변화’ 게시물

게시물에 따르면, 이 레스토랑에는 '태양열 집열판과 LED 조명' '100% 친환경 전기바이크' '종이 메뉴판 없는 친환경 디지털 메뉴 보드' '자연 친화적 자재로 만들어져 습도 조절이 가능한 천장' '대기 전력 콘센트' 등이 이미 적용됐다. 내년에는 주차장에 '전기차 충전 시설'이 설치될 예정이다.

매장 곳곳에서는 '뚜껑이' 알리기가 한창이다. 뚜껑이는 플라스틱 빨대 없이도 음료를 마실 수 있게 한 새로운 형태의 뚜껑이다. 대표적인 해양 쓰레기인 플라스틱 빨대가 코에 꽂혀 고통받다 구조된 바다거북 사건을 계기로 그런 비극을 더 일찍 끝내기 위해 범세계적으로 친환경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이에 동참하는 의미에서 최근 뚜껑이를 도입하고, 고객의 빨대 사용 자제를 적극적으로 독려하는 중이다.

[서울=뉴시스]맥도날드 '뚜껑이'로 음료를 즐기는 남녀

뚜껑이는 최근 사례일 뿐이다. 한국맥도날드는 오래전부터 기후 변화 대응과 자원 순환 활동에 힘써왔다.

종이 포장재 50여 종을 국제산림관리협의회(Forest Stewardship Council)가 인증한 친환경 재질로 교체했다. 2025년까지 재생 가능하거나 재활용된, 또는 인증 받은 원자재를 사용한 포장재로 모두 바꾸고, 포장재에 사용하는 잉크도 천연 제품으로 전면 교체할 방침이다.

[서울=뉴시스]맥도날드 '고양삼송DT점'과 '맥딜리버리' 전기 바이크

연간 약 3500t 규모 폐식용유를 재활용업체에 공급해 친환경 바이오디젤 원료로 재탄생시키고 있다. 전국 '맥딜리버리'에서 사용하는 바이크를 무공해 친환경 '전기 바이크'로 교체 중이다. 현재 77% 수준으로 내년에 100% 교체 완료할 계획이다. 태양열 집열판과 친환경 LED 조명을 매장에 설치해 나무 22만 그루를 심는 효과를 거뒀다. 이 매장도 모든 조명을 태양광으로 자체 생산해 사용 중이다.

[서울=뉴시스]맥도날드 '고양삼송DT점' 실내 스마트 사이니지

드라이브 스루 코너에서 인상 깊게 본 삼성전자의 스마트 사이니지가 이런 노력을 든든하게 돕는다. 매장 유리창이나 카운터 위를 장식한 사이니지 역시 디지털 디스플레이 장치다. 신메뉴가 나오거나 프로모션이 시작하면 클릭 한 번으로 그 내용을 손쉽게 바꿀 수 있다. 필름을 새로 제작해 교체할 필요 없다. 그만큼 친환경적인 셈이다. 실외에서도 뛰어난 시인성은 실내인 만큼 말할 필요 없을 정도로 좋다.

오후 4시께 간식을 먹으러 간 것이어서 신메뉴인 '타로 파이'와 '배 칠러'를 주문했다. 어르신들도 카운터에서 직원에게 대면 주문을 하는 대신 키오스크를 통해 비대면(언택트) 주문하는 모습을 보면서 문득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제4차 산업혁명'을 확산하는 계기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뉴시스]맥도날드 '타로파이' 

타로 파이는 해외에서 먼저 출시해 현지 맥도날드 레스토랑에서 이를 접한 내국인 사이에서 인기를 끌다 국내에서 론칭했다. 바삭한 파이 안에 달콤하고 크리미한 연보랏빛 타로 크림이 가득하다. 따뜻하게 데워져 나온다. 그렇게 먹어도 맛있지만, 여러 개를 테이크아웃을 해 냉장고에 간직했다 차게 먹어도 맛있다. 가격도 1000원에 불과하다. 안타깝게도 11월4일까지만 판매되니 부지런히 먹어야 할 메뉴다.

배 칠러는 맥도날드에서만 만날 수 있는 아이스 음료 메뉴인 '과일 칠러'의 하나다. 시원하고 진한 단맛으로 한국인 남녀노소에게 큰 사랑을 받는 '나주 배'로 만든다. 코로나19로 판로가 막혀 고통받는 배 생산 농민을 돕기 위해 4월부터 판매되고 있다.

[서울=뉴시스]맥도날드 '배 칠러'

맥도날드 음식은 요즘 맛이 일취월장한다는 평가를 듣는다, 제품을 끝없이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물론 신선하고 지속 가능한 식자재 사용, 국내산 식재료 수급 확대 등 노력해온 것이 빛을 발하고 있다.

퀵서비스 레스토랑(QSR) 업계 최초로 전 매장에서 다른 식물성 유지보다 포화지방산, 트랜스지방 등 함량이 적은 프리미엄 유인 해바라기유를 사용한다.

달걀, 토마토, 양상추 등 신선하고 품질 좋은 국산 식자재를 사용한 메뉴를 꾸준히 선보였다. 이를 통해 지역 농가·협력업체들과의 동반 성장, 지역 경제 발전을 도모하는 동시에 식자재 수입으로 인한 탄소 발생량 감축에 기여했다. 실제 한국맥도날드의 지난해 주요 국산 식자재 구매량은 달걀이 약 1552t(2500만 개 이상), 토마토가 약 1700t에 달했다. 배 칠러 외에도 제주산 한라봉을 주원료로 한 '한라봉 칠러'를 내놓는 등 음료 메뉴에서도 국산 재료 수급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위험성을 경고한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은 닭고기만 사용하고 있다. 2018년부터는 '열대우림동맹' 인증을 받은 100% 친환경 원두만을 사용해 커피를 내린다.

일각에서는 맥도날드 등 QSR이 각종 쓰레기를 양산해 환경 보호에 역행한다고 비판한다.

[서울=뉴시스]맥도날드 '고양삼송DT점'

이날 고양삼송DT점 안팎에서 지켜본 결과, 한국맥도날드는 지구를 살리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었다. 물론 부족해 보일 수도 있고, 느리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래도 주 고객이 'MZ세대'라는 것은 고무적이다. 이들이 맥도날드를 통해 '가랑비에 옷 젖듯' 친환경에 익숙해진다면 한국맥도날드가 그 아까운 벽면을 그 많은 메뉴를 소개하는 대신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작지만 큰 변화’를 위한 노력들로 채워놓은 시도가 헛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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