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硏 '공정거래법 개정 정책 토론회' 개최
자회사 지분율 10%p 높이는 공정거래법 개정안
발제·토론 쟁점으로 부상…패널끼리 의견차 뚜렷
"상향에 편익 없다…글로벌 경제 시대에 안 맞아"
"외부 돈으로 지배력 높여…원래 규제 복구일 뿐"
규제 키우자는 의견도 "모든 지주사에 적용해야"
[세종=뉴시스] 김진욱 기자 = 13일 자본시장연구원이 한국기업지배구조원과 온라인으로 개최한 '상법·공정거래법(독점 규제 및 공정 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 정책 토론회'에서는 지주사의 자회사·손자회사 지분율 하한을 상향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지주사의 자회사·손자회사 주식 의무 보유 비율을 10%포인트(p) 올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주사는 이 법안이 통과되면 지금까지 20%만 보유하면 됐던 상장 자회사·손자회사 주식을 30%, 40%만 보유하면 됐던 비상장사를 50% 보유해야 한다.
다만 이런 규제는 앞으로 지주사 체제로 새로 전환하는 대기업 집단이나 기존 지주사가 새롭게 편입하는 자회사·손자회사에만 적용된다.
이날 토론회에서 '상법·공정거래법 개정 방안 및 쟁점' 주제 발표를 맡은 송민경 지배구조원 선임연구위원은 "다른 나라는 지주사가 대부분 자회사·손자회사 주식을 100% 보유하고 있다"면서 "(자회사·손자회사 주식 보유율을 높이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제적 추세에 부합하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송민경 위원은 "과거 대기업 집단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할 때 인적 분할하고 기업 간 합병하는 과정에서 지배주주 일가의 지분율이 대폭 확대됐다.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약간의 사이드 이펙트(Side Effect·부작용)가 발생한 것"이라면서 "국제적 추세를 고려했을 때 지주사 정책을 (규제를 강화하는 쪽으로) 바꿀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발제에서는 현행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담긴 내용에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 셈이다. 이어 진행된 토론회에서는 이 사안을 두고 패널 간 의견이 엇갈렸다.
강석훈 성신여자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지주사의 자회사·손자회사 지분율 하한 상향에는 무슨 편익이 있는지 측정하기가 어렵다"면서 "정부는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완화하기 위해 이 규제를 한다고 하는데, 경제력 집중 자체를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 규제를 시도하는 것이 지금의 글로벌 경제 시대에 맞느냐"고 짚었다.
김우찬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이에 반대되는 의견을 내세웠다. 그는 "지주사 체제는 외부 주주의 돈을 끌어다가 피라미드 맨 꼭대기에 있는 지배주주 일가가 지배력을 넓히는 것"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자회사의 주주, 손자회사의 주주가 피해를 본 사례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우찬 교수는 이어 "지주사의 자회사 지분율 하한은 원래 50%였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때 잠시 (30~40%로) 완화했다가 원래 수준으로 다시 복구하는 것"이라면서 "지주사가 자회사·손자회사 주식을 더 사는 데 돈이 든다고 하는데, 매입한 주식은 계속 보유하는 것이므로 손해 보는 것이 아니다. 비용은 제로(0)"라고 했다.
이에 강석훈 교수는 "자회사·손자회사 지분율을 10%p 올리면 (경영의 투명성 등이) 얼마나 개선될지 정확히 파악하기가 어렵다는 뜻이었다"면서 "'지주사가 주식을 더 사들일 때 현금을 주식으로 바꾸는 것이므로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주장은 (재계에서) 얼마나 받아들여질지 모르겠다. 이것은 분명히 비용이 발생하는 문제"라고 반박했다.
채이배 전 국회의원은 더 강한 규제의 필요성을 내세웠다. 채 전 의원은 "지난 1998년 외환 위기를 겪으며 기업 구조조정이 중요해지면서 보유 구조의 단순화, 내부 거래 과정에서의 사익 편취 행위를 막겠다며 지주사 체제를 도입했다"면서 "그러나 지금 돌아보면 지배주주는 특혜만 누리면서 책임은 지지 않는 모습을 갖게 됐다"고 했다.
채 전 의원은 이어 "(이번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지주사 체제를 처음 도입했을 때처럼 (자회사·손자회사 주식 보유율 등을) 높게 가져감으로써 기존의 단점을 줄여보자는 취지"라면서 "그런 면에서 (자회사·손자회사 주식 보유율 확대는) 기존 지주사까지 적용할 수 있도록 하되, 다만 그들의 자금 부담을 고려해 긴 유예 기간을 두는 것이 적절하다"고 했다.
이런 공방을 들은 송민경 위원은 "지주사 체제를 도입한 해외의 실제 사례를 보면 자회사로 주식을 100% 보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를 염두에 두고 한국의 지주사 체제가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느냐를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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