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개발 선두 못 선 이유 "축적의 시간 없었다"…관심·경험 부족

기사등록 2020/09/12 16:28:44

개발 경험 있으면 대응 빨라…우리나라는 축적 안돼

[서울=뉴시스]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12일 오후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대한 관심과 경험 부족으로 우리나라가 선두에 서 있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2020.09.12.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홍세희 구무서 기자 = 전 세계에서 상대적으로 초창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유행을 잠재우는데 성공했던 우리나라가 정작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는 뒤처진 이유가 밝혀졌다.

그동안 신종 감염병에 대한 관심 부족으로 투자가 이어지지 않았고 백신을 개발해본 경험도 없었기 때문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12일 오후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코로나19 정례브리핑을 열고 "현재 우리나라가 치료제와 백신 개발의 선두에 서 있지 못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권 부본부장은 우리나라의 치료제와 백신 개발이 늦춰지는 이유에 대해 "치료제와 백신은 과학이고 안전과 직결돼 있기 때문에 특별히 긴 축적의 시간이 필요한 분야"라고 설명했다.

권 부본부장은 "단적인 예로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 소위 전달체를 이용한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데 이는 과거에 다른 글로벌기업에서 이미 에볼라 백신으로 개발했던 플랫폼"이라며 "글로벌기업이나 선진국, 큰 규모의 제약사들은 재정도 충분하고 인적 자원도 많아서 신종 감염병이 출현했을 때 설령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지 않더라도 끝까지 백신을 개발하고 보유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끝까지 백신을 개발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다른 신종 감염병이 출현했을 때도 같은 방식으로 더 빠르고 원활하게, 정확하게 나아갈 수 있다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 상황에 대해 "우리나라는 그 분야(신종 감염병 백신 개발)에 대한 관심이 늦게 시작됐고 투자도 늦어서 인력 자원도 매우 부족하고 끝까지 개발을 한 경험도 이제까지 잘 없었다"며 "이러한 축적의 시간을 못 가진 것이 지금 선두에 있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이번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끝까지 가서 개발 경험이 축적되면 차후 다른 신종 감염병이 등장했을 때 이미 갔던 길을 따라서 갈 수 있는 문이 열리게 된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혈장치료제와 항체치료제가 개발 중이다. 혈장치료제는 임상 2상이 시작단계에 접어들었다. 백신의 경우 국내 3개 회사에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정부는 올해 중 혈장치료제, 내년 상반기 중 항체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백신의 경우 내년까지는 개발하겠다는 입장이다.

권 부본부장은 "출발선은 다르지만 국내 최고의 전문가들과 연구기관, 기업 등이 합심해 연구개발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점에 대해 거듭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권 부본부장은 특례수입을 통해 국내 중증환자들에게 투약 중인 치료제 '렘데시비르'에 대해 "최근 저널을 통해 나온 것을 보면 렘데시비르의 명확한 효과에 대해 호의적인 결과가 나타나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진과 의료기관의 헌신, 환자를 본 경험의 축적 등 여러가지 노력들이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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