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황 배터리 무인기, 13시간 비행 성공
LG화학, 2025년 리튬-황 배터리 양산 목표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에선 이미 독보적 선두
10일 LG화학은 최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개발한 고고도 장기 체공 태양광 무인기(EAV-3)에 리튬-황 배터리를 탑재해 성층권 환경에서 비행하는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리튬-황 배터리로 진행된 최초의 비행 테스트다.
시험은 지난달 30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고흥 항공센터에서 진행됐다. LG화학의 리튬-황 배터리를 탑재한 EAV-3가 오전 8시36분부터 오후 9시47분까지 약 13시간 동안 비행에 성공했다.
EAV-3는 고도 12㎞ 이상 성층권에서 태양 에너지와 배터리로 오랜 시간 날 수 있는 소형 비행기다. 날기 위 태양전지판을 통해 충전돼 낮에는 태양전지와 배터리 전력으로, 밤에는 낮에 충전된 배터리 전력으로 비행한다.
특히 이번 비행 테스트에서 EAV-3는 국내 무인 비행기로는 전례 없는 고도 22㎞를 비행, 무인기 기준 국내 성층권 최고 고도 비행 기록을 달성했다. 또 총 13시간 비행 중 7시간을 일반 항공기가 운항할 수 없는 고도 12~22㎞ 성층권에서 안정적인 출력으로 비행하는 데 성공했다.
LG화학은 이번 테스트로 영하 70도의 낮은 온도·대기압이 지상 대비 25분의1 수준인 진공에 가까운 성층권의 극한 환경에서도 차세대 배터리 리튬-황 배터리의 안정적인 충방전 성능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LG화학은 리튬이온 배터리에 이은 차세대 배터리 리튬-황 배터리 산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게 됐다.
리튬-황 배터리는 양극재에 황탄소 복합체, 음극재에 리튬 메탈 등 경량 재료를 사용해 무게 당 에너지 밀도를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1.5배 이상 높인 배터리다.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가볍고 희귀 금속을 사용하지 않아 가격경쟁력이 뛰어난 것이 장점이다.
특히 전기자동차 뿐 아니라 장기 체공 드론 및 개인용 항공기 등 미래 운송수단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이에 세계 각국에서는 리튬-황 배터리 개발에 치열하게 매달리고 있다.
비행 테스트에 성공한 LG화학은 향후 리튬-황 배터리 시제품을 추가 생산해 수일 이상의 장기 체공 비행을 시연할 예정이다. 동시에 2025년 이후 에너지 밀도가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의 2배 이상인 리튬-황 배터리를 양산할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LG화학은 이미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에서는 독보적인 선두를 차지했다. 지난 2000년 전기차 배터리의 잠재성을 인지하고 미국에 연구법인을 설립해 R&D에 착수한 LG화학은 화학회사가 갖는 핵심소재에 대한 강점을 바탕으로 연구와 투자를 거듭했다. 당시 일본 기업이 전기차용 배터리로 니켈수소전지에 집중할 때 LG화학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가능성에 주목한 것이다.
이후 매년 투자를 늘려 지난해에는 1조1000억원의 R&D 투자 중 배터리 분야에만 30% 이상을 투입하기도 했다. 시설투자 금액만 4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를 바탕으로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만 1만7000여개의 특허를 확보하고, 한국·미국·중국·폴란드 등 업계 최다 글로벌 4각 체제도 갖췄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2분기에는 배터리 사업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지 부문에서 매출 2조8230억원, 영업이익 1555억원을 분기 사상 최대 매출 및 영업이익의 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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