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 아들 카투사 의혹 말 아끼는 軍…누워서 침 뱉기 우려

기사등록 2020/09/08 10:35:34

정경두, 행정 오류 가능성 국회서 이미 언급

카투사 장병 복무 관리 부실 공공연한 사실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0.09.0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씨의 카투사(KATUSA·미군에 배속된 한국군) 복무를 둘러싼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이에 군은 카투사 부대의 복무 관리 부실 문제를 섣불리 공개했다가 공연히 누워서 침 뱉기가 될까봐 말을 아끼는 모양새다.

서씨는 2016~2018년 경기 의정부에 있는 미2사단 부대에서 카투사로 복무했다. 서씨는 21개월 복무 중 58일간 휴가를 다녀왔다.

서씨는 무릎 수술 등으로 병가를 자주 냈다. 1차 병가는 2017년 6월 5~14일, 2차 병가는 같은 달 15~23일이었다. 이 과정에서 특혜 의혹이 일었다.

일반적으로 군에서 병가를 신청하거나 연장하려면 의사 진단서, 군의관 소견서, 부대 심의 등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1차 병가를 마친 서씨는 부대에 복귀하지 않고 곧바로 2차 병가를 받았다는 점이 의혹의 핵심이다.

이 밖에도 야당은 자대 배치(용산으로 보내달라는 청탁), 평창동계올림픽 통역병 선발 등 서씨의 군 복무 전반에 걸쳐 특혜와 외압이 작용했다는 의혹을 잇따라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군은 말을 아끼고 있다. 카투사 부대 관리 문제점이 군 안팎에 알려져 있지만 이를 공표하진 않는 모양새다.

정경두 국방장관 역시 카투사 부대의 복무 관리를 문제 삼았다. 정 장관은 지난 1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면담 일지와 상담 일지는 기록된 것으로 제가 확인했다"며  "제가 파악하기로는 절차에 따라 휴가와 병가가 진행됐다"고 조직적인 비리는 아니라는 견해를 밝혔다.

정 장관은 "추가적인 행정조치를 완벽하게 했어야하는데 일부 그런 게 안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휴가와 병가를) 승인을 했는데 서류상에 안 남겨져서 행정 절차상 오류는 있을 수 있다고 본다"며 카투사 부대에 화살을 돌렸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청와대와의 화상으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09.08. kmx1105@newsis.com
군 안팎에서는 카투사 부대의 병력 관리가 다른 부대에 비해 느슨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투사 부대의 경우 간부 수가 부족한데다가 주한미군과 연계된 이원화 된 구조 탓에 일반 부대와 같은 수준의 행정처리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카투사 장병들은 근무 시간에는 미군 통제를, 일과 이후와 외출·휴가 때는 한국 육군의 통제를 받는다. 이처럼 이원화된 관리·통제 과정에서 사각지대가 생긴다는 지적이다. 카투사 병영에는 24시간 상주하며 인원 보고를 받는 간부가 없다는 점 역시 문제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초에는 전역을 앞둔 카투사 말년 병장들이 부대를 무단이탈해 최장 한 달 동안 집에서 지내다가 적발된 사례가 있다. 군 검찰은 지난해 2월 동두천 캠프 케이시(Camp casey) 55헌병중대 소속 병장 5명을 군형법상 군무 이탈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전역까지 3개월도 안 남은 이들은 짧게는 16일에서 길게는 32일 동안 부대를 무단이탈해 집 등지에 머문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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