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 1억에 5주…'따상'에 20만원 수익(종합 2보)

기사등록 2020/09/02 18:18:11

경쟁률 1524대 1, 증거금 58.5조 역대 최고

MTS먹통, 문의전화 빗발쳐…영끌·빚투도

경쟁 치열하자 장외에 눈돌려…7만원 거래

"투자대안", "성장주 쏠림", "학습효과" 등

[서울=뉴시스] 삼성증권이 1일 서울 마포지점에서 카카오게임즈 일반청약 접수를 진행하고 있다.(자료제공 = 삼성증권)

 [서울=뉴시스] 이승주 신항섭 김제이 기자 =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이 2일 1500대 1이 넘는 역대급 경쟁률로 마감했다. 사상 최고 증거금인 58조원이 몰리면서 SK바이오팜을 넘어서는 흥행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증거금 1억원을 넣었다면 약 5주를 받게 된다. 이 경우 코스닥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 2배 가격으로 시초가 형성, 이후 상한가)'하면 약 20만원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주관사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이날 오후 4시께 청약을 마감한 결과 평균 경쟁률 1524.85대 1, 증거금 총 58조5542억원을 기록했다. 각 사별로는 한국투자증권 1546.53대 1(증거금 33조6627억원), 삼성증권 1495.40대 1(증거금 22조9694억), KB증권 1521.97대1(증거금 2조9221억원)로 집계됐다.

각사 공모주식수는 한국투자증권 176만주, 삼성증권 128만주, KB증권 16만주다. 최종 경쟁률에 따라 1주를 배정받으려면 한국투자증권 약 1855만원, 삼성증권 약 1794만원, KB증권 약 1826만원이 필요하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기업 가치와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해준 투자자께 감사드린다"며 "책임감을 갖고 국내외 시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카카오게임즈의 일반 청약 마지막 날인 2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한국투자증권 사옥 영업지점의 모습. 지점에 내방한 고객들이 직원에게 비대면으로 카카오게임즈 청약에 대해 문의하고 있다.2020.09.02.jey@newsis.com

◇청약 열기에 MTS먹통…'빚투', '영끌'도

높은 경쟁률 답게 현장의 투자 열기도 뜨거웠다.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MTS(Mobile Trading System)가 먹통이 되는가 하면 문의 전화가 폭주하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태풍이 북상하는 상황에도 증권사 지점에 투자자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온라인과 지점 양쪽 모두에서 청약이 활발하게 진행됐다"며 "아파트 단지의 주변에 위치한 지점에는 아침 일찍부터 청약하려는 고객들이 지점을 찾았다"고 전했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하거나 '빚투(빚내서 투자)'도 목격됐다. 이날 정오께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 영업점은 청약 공모주 업무를 보지 않았음에도 비대면 청약 방법을 문의하는 고객들의 내방이 이어졌다. 방문객 대부분이 중장년층, 노년층이었다.

한 80대 고객은 "한국투자증권을 오래 이용했는데 오늘은 카카오게임즈 청약 관련 문의를 하기 위해 (영업점에) 왔다"며 "한국투자증권에서 2만9000주, 삼성증권에서 3만주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저금리가 장기간 지속되자 상대적으로 IPO, 특히 성장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번에 대출 받아 투자한 분들도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CEO가 26일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기업 소개를 하고 있다.(유튜브 화면 캡처)

◇높은 경쟁률에 장외로 눈돌린 개미들…'풍선효과'도

이날 오전 증권플러스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에서 카카오게임즈 평균 거래가격은 7만원을 기록했다. 전날보다 3000원(4.48%) 오른 수치로, 일부 8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는 공모가(2만4000원)의 3배에 달한다.

높은 경쟁률에 배정을 위한 증거금도 늘어나자 개인투자자들이 장외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분석된다. 자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개미들이 보다 확실한 방법으로 비상장 주식을 찾았다는 해석이다.

◇SK바이오팜 넘어선 역대급 흥행…"학습효과", "투자대안"

경쟁률 자체로는 지난 6월 코스닥 역대 최고치를 보인 고주파 의료전문기기 업체 이루다(164060)의 3039.56대 1 기록을 깨진 못했지만, 상장 규모를 고려하면 사실상 역대 최고 수준이란 평가다. 코스피 상장이라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역대급 흥행을 보인 SK바이오팜(326030)의 기록 835.66대 1도 훌쩍 앞선다. 당시 SK바이오팜 청약 증거금은 30조9889억원이었다.

전문가들은 카카오게임즈의 흥행 성공을 늘어난 증시자금과 최근 성장주 쏠림 현상 등에서 찾았다.

최석원 센터장은 "이번에 SK바이오팜 때보다 더 흥행한 배경은 SK바이오팜 학습효과에 있다"며 "바이오팜이 상장 후 주가가 크게 오르는 것을 보고 투자 대안으로 IPO를 다시 찾은 것"으로 분석했다.

이경준 혁신투자자문 대표는 "부동산 경기 위축과 코로나 사태 등으로 실물 투자가 위축된 상황에서 공모주 투자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특히 국민들이 모두 알만한 기업 공모주에 쏠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상장 후에도 바이오팜 넘어설까?…1억 투자 시 '따상' 수익은?

앞서 투자업계에서는 카카오게임즈 목표 주가를 공모가보다 30%대 높은 3만2000원~3만3000원 대로 제시했다. 카카오 계열사 중 첫 상장이란 점과 내년 신작 출시에 대한 기대감, 코로나19 사태로 게임 등 비대면이 대두됐다는 점에서다.

막상 청약 첫날 높은 경쟁률로 시작하자 이 목표가를 뛰어넘는 것은 물론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 2배 가격으로 시초가 형성, 이후 상한가)' 전망도 나온다. SK바이오팜은 '따상(공모가 2배 가격으로 시초가 형성, 이후 상한가)'에 3연상(3일째 연속 상한가)을 기록한 바 있다. 카카오게임즈가 첫날 따상에 성공한다면 공모가 160%인 6만2400원까지 오르는 셈이다.

하지만 높은 경쟁률에 배당 주식수가 워낙 적다보니 '따상'이라도 손에 쥐는 수익은 그리 크지 않을 전망이다. 가령 증거금 1억원을 넣으면 5주가 배당되는데, 주당 3만8400원씩 총 19만2000원 수익을 거두는 셈이기 때문이다.

이경준 대표는 "앞서 장외에서 현재 6만원 대에 거래됐던 점 등을 고려하면 상장 첫날 적어도 공모가 2배 수준인 5만원대까지 오를 가능성이 크다"며 "그 이후 조정되더라도 첫날에는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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