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코로나 전쟁 승리하겠다"…국민 고통 거론하다 '울컥'(종합)

기사등록 2020/08/29 20:45:09

"고통의 시기에 큰 짐…하루빨리 끝나게 할 것"

"내주 격리 해제 후 코로나 당정…재난지원금도"

통합당 향해 "원칙있는 협치…김종인 만나고파"

"자가격리 기간 文대통령 생각 제일 많이 났다"

서울·부산 재보선 공천 관해 "급한 일부터 하고"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07.09.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김형섭 정진형 윤해리 김남희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는 29일 당선 일성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의 전쟁 승리를 천명했다. 이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한 민생 피해 상황을 열거하며 감정이 북받친 듯 울컥하기도 했다.

자가격리 중인 이 대표는 이날 오후 민주당 공식 유튜브채널 '씀' 화상 수락연설을 통해 "우리 집 창문을 통해 보는 국민 여러분의 삶에 저는 가슴이 미어진다"고 운을 뗐다. 이어 "거리는 거의 비었다. 사람들의 통행은 한산하다. 가게는 문을 열었지만, 손님은 좀처럼 오시지 않는다"며 "이 고통은 얼마간 더 커질 것이다. 실업자는 늘고, 여러분의 삶은 더 고달파질 것"이라고 말하면서 울컥한 듯 목이 잠긴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이런 시기에 부족한 내가 집권여당의 대표라는 짐을 졌다"며 "국민 여러분과 마음을 나누며, 이 고통이 하루라도 빨리 끝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 전쟁 승리 ▲국민의 삶 수호 ▲코로나 이후 미래 준비 ▲통합의 정치 ▲혁신 가속화 등을 '5대 명령'으로 꼽았다.

우선 코로나 전쟁 승리와 관련해 "이 전쟁에서 이기지 못하면, 우리는 일상의 평화를 되찾기 어렵다"며 "민주당이 이 전쟁에 효율적 체계적으로 강력히 대처하기 위해 현재의 국난극복위원회를 확대 재편하고, 그 위원장을 내가 맡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난극복위원회는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고 국민의 전폭적인 동참을 얻어 이 국난을 더 빨리, 더 잘 극복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또한 우리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해치는 불법행위, 불공정행위, 집단이기주의, 가짜뉴스 등에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고통에 직면한 민생을 돕기 위한 당정협의를 조속히 본격화하겠다. 기존의 방식을 넘는 추석 민생대책을 시행하도록 하겠다"며 "재난지원금 문제도 함께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국민 고용보험, 실업부조 등 사회안전망 확충도 언급했다.

또한 "마침 제1야당이 정강정책을 바꾸고 극단과 결별하려 하고 있다. 환영할 일"이라며 "민주당도 통합의 노력을 강화할 것이다. 원칙은 지키면서도 야당에 양보할 것은 양보하는 ‘원칙 있는 협치’에 나서겠다"고 야당에 손을 내밀었다. 이어 "여야의 의견이 접근하고 있는 비상경제·균형발전·에너지·저출산 등 4개 특위를 조속히 가동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한 "민주당을 유능하고 기민하면서도, 국민 앞에 겸손한 정당으로 개선해 가겠다"며 할 일은 하는 유능, 문제에 한 발 빠르게 대응하는 기민, 어느 경우에도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며 스스로를 낮추는 겸손을 갖추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상의 '5대 명령'을 이행하는데 모든 힘을 쏟겠다. 그렇게 함으로써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한 토대를 쌓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5대 명령 가운데 가장 시급한 일은 코로나19와 그것으로 파생된 경제적 사회적 고난, 즉 국난의 극복이다. 그에 대한 내 결의"라며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총리였던 윈스턴 처칠의 "우리의 목적이 무엇이냐고 물으신다면, 한 마디로 대답하겠습니다. 그것은 승리"라는 격언을 인용했다.

이 대표는 이어 YTN, 연합뉴스TV, JTBC, TV조선, MBN 등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오는 31일 자가격리가 끝나면 바로 당정청 회의를 갖겠다"며 "강화된 민생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수락연설 중 울컥한 배경을 묻는 질문에 "국민의 고통이 느껴졌다"며 "삶이 고달파질 것이란 대목에서 '어떻게 하나'하는 걱정에 울컥했다"고 전했다.

이어 "코로나19 문제는 정부가 주도하고 당은 전면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당이 할 수 있는 역할은 조언을 드리고 현장 상황을 전해드리는 동시에 국민의 마음을 모으도록 노력하는 것"이라며 "방역은 정부가 주도하고 전문가의 뜻을 존중해 따라가야 한다. 당은 현장 중심의 자세로 정부를 돕겠다"고 설명했다.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범위에 대해선 "긴급한 지원금이므로 어려운 분께 더많이 지원하는 게 맞겠다"고 밝혔다.

자가격리 기간 생각나는 사람이 있었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부끄럽지만 문재인 대통령 생각이 제일 많이 났다"며 "이 시기에 어떤 생각을 하실까, 예를 들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올리라고 야당과 당내 일각에서 요구했는데 대통령이라면 어떻게 고민하실까, 그리고 민생의 고통을 잘 아실텐데 어떤 생각을 하실까 상상을 많이 했다"고 답했다.

통합당과의 협치와 관련해선 "통합당이 정강정책을 바꾸고 극단적 세력과 결별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저희와 거리가 상당히 가까워질수 있다. 통합당의 새로운 정강정책이 저희와 비슷해진 경우까지 있다"며 "협치가 의외로 쉬워질 것이란 기대도 있는데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곧 뵙고 그런 말씀을 나누고 싶다"고 했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제4차 전국대의원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된 가운데 영상으로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TV캡쳐) 2020.08.29. photo@newsis.com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묻는 질문에는 "부동산 입법이 지난 달 통과돼 시행 초기다. 효과가 시간을 두고 나타나게 될 것"이라며 "매매시장은 안정화의 길을 가고 있고 임대차 시장은 큰 정책 변화가 있어서 부분적 진통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민관 태스크포스(TF) 구성을 통한 중장기적 정책 수립을 제안하기도 했다.

정부와 의료계와의 갈등에 대해서는 "환자가 있는데 파업을 하는 것은 의료인의 본분을 벗어나는 일이다. 이번 일로 국민의 신뢰에 상처를 받으면 결국 의료계의 손해"라며 "일단 정부의 진정성을 믿고 의료 현장에 돌아와 달라. 정부와 국회, 의료계가 물밑대화를 하는 것으로 아는데 잘 돼서 이번 일이 빨리 타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2위를 다투는 이재명 경기지사와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가져갈 것이냐는 질문에는 "지금은 국난 극복에 집중할 때이다. 중앙정부와 여야 정당, 지자체가 모두 각자의 역할을 하면서 협력해야 하는 단계"라며 "그 이외의 것은 논의할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

내년 서울시장·부산시장 재·보궐선거 공천에 대해서도 "더 급한 일을 먼저 처리하면서 늦기 전에, 그리고 책임있게 결정하겠다"고 원론적 답변을 했다.

전임 이해찬 지도부에서 민주당 내 토론이 실종됐다는 비판에 대해선 "누가 짓눌렀다기보다 상황이 엄중하고 과거 열린우리당 전철을 알기 때문에 서로 절제하는 마음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그런 마음 때문이 아닌가"라며 "토론을 활발히 해야한다는 충정에 동의한다"고 했다.

그는 대선 출마를 위해 내년에 당대표직에 물러날 것이냐는 질문에 "내년 3월 9일이면 대선 1년 전이기 때문에 대선에 생각이 있는 분들은 누구든지 그만둬야 한다"며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이날 민주당 제4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총 득표율 60.77%의 압도적 지지를 얻으며 경쟁 상대였던 김부겸 전 의원(21.37%)과 박주민 의원(17.85%)을 여유있게 따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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