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은 100%인데 옵티머스는 왜 70%?

기사등록 2020/08/29 08:00:00

옵티머스 판매사 NH, 최대 70% 유동성 공급 결정

일부 투자자들 반발 "라임 같은 100% 사기, 불수용"

[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 =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사들이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의 100% 배상안 권고를 모두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에도 영향을 미칠지 투자한 피해자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임 펀드 판매사들이 100% 배상안을 수용한 지난 27일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의 최대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은 이사회를 열고 옵티머스 사모펀드 가입 고객에게 가입 규모별로 30∼70%로 차등해 자금을 지원하는 유동성 공급안을 의결했다.

당장 급한 유동성을 가지급하는 방식으로, 향후 펀드 손실과 회수 자금 규모가 확정되고 법적 책임에 따라 투자자가 추가로 지원받을 수도, 일부를 반환해야 할 수도 있다.

옵티머스펀드의 경우 금감원 분쟁조정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향후 분조위 조정이 나오고 이를 당사자들이 받아들이지 않아 법적 다툼으로 갈 경우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NH투자증권은 당장 큰 돈이 묶인 고객들의 2차 피해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원금 일부에 대해 유동성 공급안을 결정했다. 옵티머스펀드 판매액은 NH투자증권이 4327억원어치를 판매해 가장 많이 팔았다.

하지만 옵티머스펀드 일부 투자자들은 NH투자증권의 선지원안에 반발하며 불수용 의사도 보이고 있다.

NH투자증권을 통해 옵티머스펀드에 투자한 피해자들은 '사기상품'을 판 것이라며 원금 전액 보장, 최소 한국투자증권 수준의 선보상을 요구해왔다. 옵티머스펀드 247억원어치를 판매한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투자원금의 70%를 조건 없이 선보상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반발하는 투자자들은 NH투자증권이 차등지급과 사후정산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옵티머스 피해 투자자들이 모인 비상대책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의 유동성 공급안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일부 투자자들은 금감원에 적극 의견을 피력하고, 분쟁 조정 결과를 지켜본 뒤 법적 대응에 나서는 것을 검토 중이다.

투자자들은 전액 배상이 현실화된 라임펀드 사례를 통해 금감원 분쟁조정에 기대를 걸고 있다. 라임펀드의 경우 금감원 분조위에서 100% 배상을 권고하고, 금융회사에서 이를 수용한 것은 금융투자상품 분쟁조정 사상 처음이다. 분조위 조정안은 강제성이 없어 당사자 모두가 받아들여야 성립된다.

옵티머스펀드 피해자들은 옵티머스펀드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고 소개했으나 부실 사모사채 등을 투자한 정황이 있는 '사기'라며 라임펀드와 같은 사례로 분조위가 적용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비대위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수용할 고객들은 있을 수 있지만 법무법인을 통해 금감원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소송을 준비할 것"이라며 "라임펀드와 같은 100% 사기이므로 원천 무효"라고 강조했다.

금감원 분조위는 라임펀드에 대해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를 적용해 판매사의 전액 배상을 권고했다. 계약 체결 시점 이미 손실이 발생한 상태에서 운용사가 투자제안서에 수익률 및 투자위험 등 핵심정보를 허위·부실 기재하고 판매사가 투자제안서 내용을 그대로 설명해 투자자의 착오를 유발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옵티머스펀드의 경우 판매 당시 손실이 확정됐는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아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를 적용하기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라임펀드의 판매사 100% 원금 반환을 두고 금융투자업계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판매사들도 "운용사 사기에 속았다"고 항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실상 모든 책임을 떠안는 것은 과하다는 것이다. 사모펀드 사태에서 감독 부실 책임이 있는 금융당국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금융당국 눈치보기에 라임 판매사들이 전액 보상한 것 아니겠냐"라며 "운용사가 사기로 다른 채권을 샀다면 이 부분에 대해 운용사에 책임을 물어야 하고, 판매사는 불완전 판매 부분이 있다면 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당국도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아 이런 사태를 막지 못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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