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환기구 감염?…"집콕도 소용없구나" 시민들 불안

기사등록 2020/08/27 14:13:41

아파트 같은 라인 8명 확진…관련 확진자 28명

"하수구, 환기구, 엘리베이터 통해 감염 추정"

"환기구 사용 멈춰", "집에서 감염되면 어쩌나"

"담배는 냄새라도 나지, 바이러스는…" 불안감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지난 26일 오후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구로구 한 아파트에서 보건소 직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2020.08.26.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서울 시내 한 아파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환기구, 하수도, 엘리베이터 등이 추정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7일 다수 시민들은 서울 구로구의 한 아파트 내 집단감염을 주목하면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저지에 동참하기 위해 '집콕'을 선택했지만, 주거지에서도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이다.

서울 중랑구에 거주하는 최모(27)씨는 "아파트에도 환기구가 설치돼 있는데, 어제 뉴스를 보고 바로 사용을 중지했다"며 "집에 있어도 감염 우려가 있다면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고 했다.

재택근무 등으로 집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낸다는 곽모(33)씨 역시 "이러면 집도 위험한 것 아닌가 싶다"며 "환기를 자주 해야겠다"고 불안한 마음을 표현했다.

일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집에서 머물고 있다는 정모(43)씨도 "공동주택에 살다 보면 누구나 환풍기로 담배 냄새가 들어오는 것을 한 번쯤은 경험하지 않느냐"며 "담배는 냄새라도 있지만, 바이러스는 알 수도 없고 답답하다"고 했다.

환풍기를 막겠다는 이들도 있었다.

오피스텔에 거주한다는 박모(29)씨는 "집에 돌아가면 환기구를 막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아직까지 건물에 확진자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어 조금은 안심하고 있다"고 했다.

일부 맘카페에서는 "안전지대는 없다", "집콕이 무슨 의미인가", "아이들이 학교에 가면 에어컨 때문에 불안하고, 집에 있으면 환기구 때문에 걱정"이라는 등의 반응도 나왔다.

다른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환풍기와 전등스위치가 연결돼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하느냐", "아파트에 확진자가 발생하면, 공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글도 올라왔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지난 26일 오후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구로구 한 아파트에서 보건소 직원들이 이동형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선별진료, 방역 등을 하고 있다. 2020.08.26.  chocrystal@newsis.com
서울시는 서울 구로구 소재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 1명이 지난 23일 최초 확진된 후 이날까지 관련 확진자는 총 28명이라고 밝혔다.

관련 확진자 28명 가운데 8명인 아파트 거주자고, 20명은 아파트 거주자가 근무한 금천구 소재 축산물가공업체 직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확진자가 발생한 아파트 동은 총 268세대, 500여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해당 아파트의 한 라인에서만 확진자가 발생한 것에 방역당국은 주목하고 있다. 따라서 서울시는 하수구, 환기구, 엘리베이터 등을 통해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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