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망명족' 즐겨 쓰는 윈디, 기상청과 달라
"태풍 바비, 27일 오전 단둥 부근 상륙" 예보
기상청과 미국·일본, 황해도 인근 상륙 전망
전문가 "예측모델 차이·예보관 개입서 비롯"
"기상청은 윈디가 쓰는 수치모델도 참고해"
한국 기상청이 바비의 경로를 한반도 서해상을 거쳐 북한 황해도에 상륙하는 것으로 예보하고 있는데, 윈디에서 제공하고 있는 경로는 이보다 서쪽으로 한참 치우쳐 있다.
25일 확인한 체코 기업 기상앱 윈디에 따르면 태풍 바비는 27일 오전께 중국 단둥시 부근에 상륙한다. 기상청은 태풍 바비가 27일 오전 황해도 인근 연안에 상륙한 후 그대로 황해도를 지나 28일 오전 9시 중국 하얼빈에서 소멸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윈디가 이보다 더 서쪽으로 치우친 경로를 예보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미국이나 일본 등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바비의 상륙 장소를 황해도 부근으로 예보하고 있다.
여기에 우리나라의 경우 예보관의 분석까지 더해지면서, 윈디의 예보와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현재 북상하는 바비가 올라오면서 북태평양고기압이나 티벳고기압 등 주변 기상 환경에 영향을 크게 받고 있어 경로가 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경로 자체를 확정적으로 파악하기 힘든 측면도 있다.
한국기상산업협회 김승배 본부장은 "태풍이 마치 기찻길 같은 경로를 타고 온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보다는 골프공에 가깝다"면서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아 유동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윈디의 ECMWF도 하나의 예측 모델이며, 우리나라 기상청은 해당 모델도 참고해 예보하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각 기상 예보 시스템상 태풍 경로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에서, 무엇이 더 정확한지를 파악하는 게 무의미하다는 의견도 있다. 김 본부장은 "태풍 자체에 규모가 있기 때문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경로 차이보다는 우리나라가 받을 영향에 적절하게 대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기상청에 따르면 25일 밤 제주도부터 점차 태풍 바비의 영향권 안에 들 것으로 보인다. 26일과 27일에는 전국이 태풍 영향권 안에 들 수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 기간 제주도와 전라 해안에서 순간 풍속이 초속 40~60m에 달하는 강풍이 불 수 있어 대비 작업을 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태풍으로 인한 예상 강수량은 지리산 부근과 제주도에서 100~300㎜로 전망됐다. 제주도 산지 일부에서는 50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릴 가능성도 있다. 그 밖의 전라도 부근에서는 50~100㎜, 이들 지역을 제외한 전국에서는 30~100㎜의 비가 올 수 있어 여기에 따른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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