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일본대사 '일시귀국'아닌 '소환'할 가능성
한국인 비자 면제 중지도 거론
수출규제 강화, 국제재판으로 문제 가져갈 가능성도
4일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미 매각 명령에 대비해 대항 조치 검토에 들어갔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지난 1일 요미우리 TV 방송에 출연해 "모든 대응책을 정부로서는 검토하겠다. 방향성은 확실히 나왔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1965년 한일 청구권·경제 협력 협정에 따라 배상 문제는 모두 해결됐다는 입장이다. 구체적인 조치를 제시하지는 않고 있으나, 한국 측의 실제 일본 기업 자산 매각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강조해왔다.
집권 자민당의 의원 그룹 '보수단결의 모임'은 3일 일본 기업의 자산이 현금화 될 경우를 대비해 한국 정부에 제재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정리해 가까운 시일 내 일본 정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결의안은 "문재인 정권의 국제법과 조약 국가 간 합의를 경시하는 무책임한 대응에 대해 단호히 항의한다"며 일본 기업의 자산이 현금화 될 경우 대비해 "즉시 제재의 구체적인 검토를 추진해 주저 없이 실시할 것을 요구한다"고 제언했다. 여당도 정부에 한국에 대한 제재를 요구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의 '보복' 예상되는 가운데 신문은 향후 일본의 대응 조치를 ▲외교적 조치 ▲경제적 조치 ▲국제법적 조치 등 3가지로 상정했다.
외교적 조치 후보로는 도미타 고지(冨田浩司) 주한 일본대사의 일시 귀국을 들 수 있다. 이미 2017년 1~4월 한국 부산 위안부 소녀상 설치에 대한 대항 조치로 당시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일대사를 일시 귀국시킨 사례가 있다.
이번에는 일시 귀국이 아닌 '대사 소환'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있다. 닛케이는 "목적이 애매한 일시 귀국이 아닌 대사 소환 형태를 취하면 보다 명확히 강한 항의 의사를 전달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이외에도 한국인 비자 면제 중지 및 비자 취득 조건을 엄격히 하는 방안도 있다.
4일 아사히 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대항 조치로서 비자 면제 조치 중지, 주한 일본대사 소환만으로는 손해가 "균형이 맞지 않는다"며 금융 제재 등이 검토되고 있다.
게다가 현재 일본은 한국에서의 입국을 원칙적으로 거부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조치 차원이다. 닛케이는 한국인 비자 면제 중지는 실제 영향이 적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고 전했다.
◇수출규제 강화, 국제적으론 ICJ·ICSID 활용 방안도 거론
경제적 조치도 대항 조치로서 거론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금융, 통상 등 한국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대응 가능성도 내보이며 한국 측에 경고할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일본 기업에 피해가 생길 경우 사실상 한국 측의 보복으로 판단하고, 한국 측 자산의 압류나 관세도 문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수출관리 부분에서 더욱 엄격히 제재하는 방법도 있다. 일본은 이미 지난해 한국 측의 체재에 안보 관리상 문제가 있다면서 규제를 강화했다.
국제법으로 문제를 들고 갈 가능성도 있다. 신문은 일본 정부가 "법적 조치에서는 국제재판을 활용을 생각하고 있다"며 "한국의 국제법 위반에 대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도 후보로 거론된다"고 전했다.
ICJ는 국가 간 법적인 분쟁을 국제법에 따라 재판한다. 재판은 쌍방 당사국의 동의가 필요하다. 즉, 일본이 제소한다 하더라도 한국의 동의 없이 성립하지 않는다.
하지만 한국이 동의하지 않더라도 일본의 정당성을 국제 사회에 보여준다는 이점이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세계은행 산하의 자산분쟁해결국제센터(ICSID)를 활용하는 방안도 대응 후보로 올랐다. ICSID는 국제적인 투자와 관련된 분쟁 해결을 중재하는 곳이다. 일본기업이 투자한 자산이 한국 측의 국제법 위반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번에도 ICSID 분쟁 해결을 받기 위해서는 상대국의 동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현실성은 떨어진다.
일본 정부는 일본 기업의 현금화에 대해 한일 관계의 '레드라인'이라며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되풀이해 왔다.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도 현금화는 한일 관계에 "심각한 상황을 초래한다"고 표명해왔다.
한 외무성 간부는 닛케이에 "전례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 매각한다면 대항 조치를 취할 필요는 있다"고 언급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도 이날 신문에 "실제로 자산 매각을 하는 것은 허용할 수 없는 선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 정부의 보복 조치가 한국 정부의 향후 대응 조치에 이용될까 우려도 드러냈다. 대응 조치가 "한국의 문재인 정권에 이용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이 생각하는 '이용'에 대해 "국제적으로 일본이 부당한 제재를 했다고 제소하거나 한국 국내에서 반일 감정을 높일 재료로 하는 사태가 상정된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닛케이는 "만일 한국 측이 일본제철 자산 매각을 실시할 경우 다른 일본 기업의 불안도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한편 4일 우리 법원의 압류 명령 효력이 4일 0시부로 발생한 가운데, 해당 기업인 일본제철이 압류 명령과 관련 즉각 항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제철은 이날 새벽 "강제징용 문제는 국가간 정식 합의인 한일 청구권 협정에 따라 '완전하며 최종적으로 해결됐다'고 이해하고 있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계속 한일 양국 정부에 따른 외교 협상 상황 등을 고려해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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