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 총리, 취임 5달만에 사임…코로나19 대응· 경제 개혁 빨간불

기사등록 2020/07/16 15:19:20

제1당이 불신임안 제출하자 당일 사의 표명

[튀니스=AP/뉴시스] 엘리예스 파크파크 튀니지 총리가 지난 2월28일 수도 튀니스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0.07.16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엘리에스 파크파크 튀니지 총리가 15일(현지시간) 사임했다. 지난 2월 취임한지 약5달만이다.

15일 아랍뉴스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튀니지 정부는 이날 성명을 내어 파크파크 총리가 사임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총리실은 파크파크 총리가 국가기관간 충돌을 피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위기에서 벗어날 새로운 길을 열고자 사임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파크파크 총리의 실제 사임 배경으로는 친이슬람 성향 엔나흐다당과 갈등이 꼽힌다. 그는 공공계약을 수주한 민간기업의 주식을 소유했다는 혐의(이해 충돌)로 수사를 받아왔고 엔나흐다는 이를 빌미로 그의 축출을 추진해왔다.

앞서 엔나흐다는 지난해 10월 총선에서 1당이 됐지만 과반수 의석 확보에는 실패해 당시 사회민주당 대표였던 파크파크 총리 등과 연립 정부를 구성했다. 재무장관이던 파크파크 총리는 엔나흐다가 당초 지명한 후보가 의회 승인을 받지 못하자 지난 1월 후임 격으로 내세운 인물이다.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관리는 아랍뉴스에 "파크파크 총리가 엔나흐다와 갈등 끝에 사임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파크파크 총리는 이날 오전 엔나흐다가 불신임안을 공식 제출한 직후 카이에스 사이에드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이른바 '아랍의 봄(민주화 시위)' 이후 당선된 사이에드 대통령은 새 정부를 구성할 총리 후보를 지명해야 한다. 하지만 튀니지 정치권의 분열로 차기 총리 후보 지명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부 구성에 실패하면 조기 총선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튀니지는 지난 2010년 '아랍의 봄'의 발원지로 정치적 민주화에 성공한 국가로 꼽힌다. 하지만 성공적인 민주화에도 높은 실업률과 물가 급등 등 경제난이 지속되면서 내부 불만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도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파크파크 총리의 사임은 경제 개혁과 코로나19 대응을 지연시킬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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