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참담" 김경수 "업적, 추모할 가치 있다"
정몽준, 이재오, 이철우, 권영진 등 야권도 조문
김종인, 안철수 조문 안 하기로…성추문 파장 의식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빈소를 찾아 약 20분동안 머물면서 유가족을 위로했다. 문 의장은 조문을 마친 후 기자들의 잇단 질문에 "참담하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오후 빈소에서 50분간 머물렀던 김경수 경남지사는 박 시장 성추행 고소건에 대해 "피해자가 누구인지 모른다. 또 사실관계도 전혀 모르지만 사실 여부를 떠나서 그분의 이야기는 중요하고 우리가 귀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하지만 똑같은 이유로 박원순 시장님께서 평생을 바쳐서 이루어왔던 시민운동, 인권운동 그리고 지방 정부의 혁신, 지방분권의 확대, 공유경제와 환경도시 문제와 같은 새로운 어젠다를 만들어나가셨던 박원순 시장님의 업적 또한 충분히 추모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점에서 조문을 다녀왔다"고 전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고인에 대해 "너무 안타깝다"며 "2032년 하계올림픽 서울·평양 공동 유치를 위해서 열심히 하려고 한다. 그게 박 시장 유지를 받드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종걸 전 의원은 박 시장에 대해 "무엇보다도 시민에 대한 사랑은 남달랐다"며 "저부터라도 그 분의 해내지 못한 남은 과제들을, 그 분이 쓴 저술 자료들을 잘 발굴해서 시민들에게 돌려드리는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야당 정치인 중에는 이재오 전 의원도 고인을 배웅했다. 그는 빈소에서 박 시장과 각별한 인연을 언급하면서 "내가 감옥갔을 때 박 시장이 변호사였는데 제 변호를 맡고…정말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며 "정말 안타까운 일"이라며 비통한 심정을 표현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박 시장 부고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박 시장과)함께 여러번 만나서 대한민국 지방자치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다"고 회상했고, 권영진 대구시장은 "너무 안타깝다. 이제 이승에서 무거운 짐 다 내려놓으시고 영면하셨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추모했다.
이와 달리 야권에서는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조문을 하지 않기로 하는 등 냉기류가 흘렀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유력후보 였음에도 박 시장에게 후보직을 양보했던 안 대표는 "고인의 죽음에 매우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지만, 별도의 조문은 하지 않기로 했다"며 "또한 공무상 사망이 아닌데도 서울특별시 5일장으로 장례를 치르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종인 비대위원장도 이날 오후 빈소 방문 일정을 검토하다가 취소했다. 김 위원장과 안 대표가 이같이 조문을 하지 않기로 한 배경에는 박 시장이 전 비서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해 물의를 일으켰고,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치르는 것을 놓고 사회적 논란이 일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박 시장과의 인연을 묻는 질문에 "오늘은 애도의 뜻만 표하고 가겠다"며 말을 아꼈다. 정의당 장혜영·류호정 의원이 조문을 하지 않겠다고 한 데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도 별도 언급 없이 빈소를 떠났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배진교 원내대표는 전날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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