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선배 A씨는 자격정지 10년
협회 소속 아닌 팀닥터는 규정상 징계 불가능
대한철인3종협회는 6일 오후 4시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2020년 제4차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고 김 감독과 장윤정의 영구제명을 의결했다.
공정위는 7시간에 이르는 마라톤 회의 끝에 가해자로 지목된 두 사람을 제명하기로 했다.
이들은 앞으로 철인3종협회가 주관하는 어떠한 행사에도 참가할 수 없는 것은 물론 선수와 감독으로서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
영구제명은 공정위가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위의 징계다.
공정위는 현재 검찰이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이지만 지금까지 나온 증언과 증거만으로도 혐의가 상당하다고 판단, 이같이 결정했다.
공정위 규정 제24조(우선 징계처분)에 따르면 위원회는 징계혐의자에게 징계사유가 인정되는 이상 관계된 형사사건이 유죄로 인정되지 않았거나, 수사기관이 이를 수사 중에 있다해도 제31조 제2항에 따른 징계처분을 내릴 수 있다.
남자 선배 김모씨에게는 자격정지 10년이 부여됐다. 다만 팀닥터로 불렸던 안모씨는 협회 소속이 아니라 공정위 규정상 징계를 내리지 못했다.
공정위는 사건이 불거진 후 피해자 6명으로부터 진술을 확보했다. 6명에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연 2명의 선수도 포함됐다.
회의는 무려 7시간이나 진행됐다. 협회 관계자는 "확인할 자료는 많은데 감독과 선수들이 모두 혐의를 부인하면서 시간이 길어졌다. 공정위원들이 모든 사안을 하나씩 확인한 것 같다"고 소개했다.
김 감독은 오후 5시20분께 회의에 출석해 두 시간 가량 자신의 혐의를 소명했다. 앞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밝혔던 것과 마찬가지로 폭행 등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윤정은 김 감독에 이어 회의실로 향했다. 오후 7시40분께 입장한 장윤정은 오후 9시가 돼서야 회의실을 빠져나왔다. 또 다른 선배 김모씨의 소명 역시 1시간 넘게 이뤄졌다. 안모씨는 출석하지 않았다.
가혹행위에 시달리던 故 최숙현 선수는 지난달 26일 자신의 어머니에게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는 메시지를 남긴 채 부산의 숙소에서 생을 마감했다.
김 감독은 2016년 8월 최숙현 선수가 점심에 콜라 한 잔을 먹어 체중이 불었다면서 빵 20만원어치를 사와 새벽까지 먹게 했고, 2019년 3월에는 팀닥터와의 술자리에 불러 그를 폭행하기도 했다.
장윤정은 일상적인 폭행과 폭언으로 최숙현 선수를 벼랑 끝에 몰아넣었다.
또 다른 피해 선수 2명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팀의 최고참인 주장은 항상 선수들을 이간질하며 따돌림을 시켰다"며 "폭행과 폭언을 통해 선수들을 지옥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스스로 무너지게 만들었다"고 폭로했다.
해당 선수는 "그 선수(장윤정) 앞에서 우리는 사람이 아닌 존재가 되는 거 같았다"며 "그 선수는 숙현이 언니를 '정신병자'라고 말하며 서로 이간질을 해 다른 선수들과 가깝게 지내지 못하게 막았고 아버지도 정신병자라고 말하며 가깝게 지내지 말라고 했다"고 기억했다.
남자 선배인 김모씨는 최숙현 선수가 경북체고에 재학 중이던 2016년 2월, 함께 나선 뉴질랜드 전지훈련에서 신발로 피해자의 얼굴을 때리는 등 수년 간 폭행과 폭언을 일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참 늦은 처벌이다.
최숙현 선수는 사망 전 대한체육회 클린스포츠센터와 철인3종협회에 피해 사례를 알렸으나 끝내 도움을 받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2월부터 여러 단체에 호소했지만 아무도 그에게 손을 내밀지 않았다.
가해자들은 협회로부터 징계결정서를 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대한체육회에 재심을 신청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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