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빅히트 레이블로 편입된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 '세븐틴'이 MBC 음악방송에 출연하지 않는 것이 알려지면서다.
19일 가요계에 따르면, 오는 22일 미니 7집 '헹가래'를 발매하는 세븐틴은 MBC TV '쇼! 음악중심'에 출연하지 않는다.
보통 아이돌 그룹은 새 앨범을 내면, 관례적으로 약 2주간 각 방송사 음악방송에 골고루 출연한다. 그런 상황에서 특정 방송사의 음악방송에 출연하지 않는 건 드문 일이다. 특히 세븐틴은 현재 가장 인기가 많은 K팝 그룹 중 한 팀이다. 팬층이 확고한 이 팀이 출연하지 않는 것은 방송사 입장에서도 손해다.
플레디스 측은 이와 관련 딱히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플레디스가 빅히트 레이블로 합류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의심을 제기하고 있다.
세븐틴과 '뉴이스트' 등 톱 보이그룹을 보유한 플레디스는 지난달 25일 글로벌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주가를 올리고 있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등이 소속된 빅히트에 편입됐다.
이 발표가 나오기 이틀 전인 같은 달 23일 MBC TV '쇼! 음악중심'에 뉴이스트가 출연했다. 이전까지 별 탈 없이 플레디스 소속 가수들이 '쇼! 음악중심'에 출연을 해왔다. 그런데 플레디스가 빅히트에 편입되자마자 출연을 하지 않게 된 것이다.
앞서 빅히트 산하 레이블인 '쏘스뮤직' 소속 걸그룹 여자친구도 지난 2월 새 앨범을 발매하고 컴백 활동 당시 '쇼! 음악중심'에 출연하지 않았다.
빅히트와 MBC의 갈등의 시작점은 작년 MBC의 '가요대제전'으로 가요계는 보고 있다. 세계적인 수퍼스타로 자리매김한 방탄소년단이 작년 지상파 연말 가요 프로그램 중 MBC '가요대제전'에만 출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가요대제전'은 한해의 마지막날에 열리는데 방탄소년단이 같은 날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펼쳐지는 미국 ABC 방송 신년 전야 특집 프로그램 '딕 클락스 뉴 이어스 로킹 이브'에 출연, '가요대제전'에 참여를 못하게 됐다. 시간적 제약으로 방탄소년단의 '가요대제전' 사전 녹화도 불발됐다.
MBC에게는 타격이 컸다. 방탄소년단은 출연 자체만으로 화제성이 높다. 더구나 해외 활동이 많은 방탄소년단을 평소 국내 방송사에서는 보기 힘들다.
이후 MBC가 빅히트에 보복했다는 '갑질설'이 가요계에 파다하게 퍼졌다. 하지만 MBC는 관련 의혹들을 일축했다.
이번 '쇼! 음악중심'의 세븐틴 출연과 관련해서도 MBC 제작진은 이날 "다양한 장르의 가수들을 섭외해 기존 음악프로그램과는 차별화된 무대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제작진은 그간 세븐틴의 출연을 요청했으며, 이들이 출연해 시청자분들에게 무대를 보여드릴 수 있길 원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톱 아이돌그룹과 방송사의 불화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2015년 KBS 예능프로그램에 빅뱅과 지누션이 출연하기 전까지 약 4년간 YG엔터테인먼트와 KBS의 불화설이 나돌았다.
가수들이 출연할 수 있는 플랫폼이 다양해지면서 방송사의 권력은 예전보다 훨씬 약해졌다. 빅히트의 위버스처럼 대형 가요 기획사는 자체적으로 소속 가수들의 콘텐츠를 노출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
더구나 K팝 아이돌 그룹의 글로벌 활동이 많아진 상황에서 자신들의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출연을 볼모로 잡는 것이 구태의연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가요계 관계자는 "콘텐츠가 중요해지고 플랫폼이 다양화된 상황에서 방송사들이 좀 더 현명하게 가요기획사와 관계를 맺을 필요가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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