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통신망 단절 1주일 만에 연락사무소 폭파
김여정 지시에 취해진 조치…180도 이미지 돌변
'한반도 평화 주역'이던 상징성 활용하는 측면
남북관계 원점 회귀 의지…추가 조치 이어질 듯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후 5시께 "격노한 민심에 부응해 개성 공업지구에 있던 북남공동연락사무소를 완전 파괴시키는 조치를 실행했다"며 "16일 14시50분 요란한 폭음과 함께 북남공동연락사무소가 비참하게 파괴됐다"고 밝혔다.
김 제1부부장이 지난 13일 담화에서 우리 정부의 대북전단 엄정 대응 방침을 평가절하하면서 "멀지 않아 쓸모없는 북남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지 사흘 만에 연락사무소 폭파를 감행한 것이다.
북한은 1주일 전 "남측과 더 이상 마주앉고 싶지 않다"며 관계 단절 의지를 표명하고 첫 조치로 남북 정상간 핫라인(직통전화)을 포함한 모든 남북 통신망을 단절하는 조치를 취했다. 북한은 지난 9일 이 조치도 김 제1부부장 지시로 이뤄졌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북한이 남북관계를 원점으로 되돌리겠다는 확고한 의지 하에 김 제1부부장을 앞세워 일련의 조치들을 취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반도 평화의 주역이었던 김 제1부부장의 '이미지 돌변' 자체가 갖는 상징성을 활용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김 제1부부장은 올해 들어 정반대의 행보로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그는 지난 3월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는 담화를 발표하고 청와대를 향해 "바보스럽다", "세 살 난 아이 같다", "겁 먹은 개" 등의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최근 남측을 향한 북한의 공세도 김 제1부부장이 개시했다. 김 제1부부장은 지난 4일 우리 정부의 대북전단 살포 대응을 비난하는 담화에서 "쓰레기", "똥개" 같은 거친 표현으로 불쾌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남측의 조치가 없을 경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으로 김 제1부부장이 언급한 다른 조치들도 취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강산 관광지구 폐지, 개성공단 철거, 남북군사합의 파기 조치 등이다.북한 총참모부는 이날 오전 남북 군사합의에 따라 비무장화했던 지대에 군을 배치해 요새화하고, 대남전단 살포를 지원하겠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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