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경찰, '삼성 해고노동자 집회 방해 의혹' 보수단체 내사

기사등록 2020/06/13 09:30:00

자유연대, 삼성 해고노동자 집회 방해 의혹

"4월30일 강남역 인근 집회서 욕설 등 방해"

경찰 "법에 저촉되는 행위 있는지 법리검토"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삼성항공에 노조를 만들려다 해고돼 복직을 위한 고공농성을 벌여온 김용희씨가 지난달 29일 오후 농성을 하던 강남역 사거리 철탑에서 내려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5.29.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보수성향 시민단체가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수요집회 장소인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인근 평화의 소녀상 앞 집회 신고를 선점해 논란이 된 가운데,  해당 단체가 삼성 해고 노동자 관련 집회를 방해한 의혹이 있어 경찰에 내사에 착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수서경찰서는 지난 4월25일 서울 강남구 강남역 인근에서 열린 삼성  해고자 복직 투쟁위원회(해복투)와 다른 단체 사이의 마찰에 대해 집회 방해 등 법에 저촉되는 행위가 있는지 내사를 벌이고 있다.

당시 강남역 8번 출구 앞에서는 삼성 해복투의 '고공농성 응원 및 이재용 부회장 재구속 촉구 집회·행진'이 오후 1시부터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강남역 9번 출구 앞에서는 자유연대의 '5·18 유공자 공적 내용 공개 촉구 집회 및 행진'이 오후 2시에 신고된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 해복투 집회에 참가한 '김용희 삼성해고노동자 고공농성공대위'(공대위) 소속 한 관계자는 "행진을 마치고 강남역 2번 출구 인근에서 마무리 집회를 하고 있었는데 자유연대가 집회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오후 4시께 자유연대가 집회를 방해하기 위해서 차량을 우리 집회 인근에 세우고는 10분 넘게 스피커 볼륨을 저희보다 크게 올렸다"면서 "당시 연설 소리가 들리지 않아서 그 사람들을 보게 됐다. 성행위를 묘사하는 행동도 했다"고도 했다.

공대위 관계자는 집회 당시 경찰에 '자유연대가 집회를 방해한다'는 취지로 신고했고, 지난 10일 수서경찰서에 경위를 진술했다고 한다.

이들은 자유연대가 인근에서 집회를 이어오면서 김용희씨를 모욕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삼성 해복투 집회에 참석한 다른 관계자는 "자유연대가 김용희씨를 향해서 지나갈 때마다 욕설을 하고 갔다"며 "'삼성에 돈을 요구하려고 저 짓을 하고 있다'고 하면서 입을 열면 엄청 욕설을 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삼성항공에 노조를 만들려다 해고돼 복직을 위한 고공농성을 벌여온 김용희씨가 29일 오후 농성을 하던 강남역 사거리 철탑에서 고가사다리차를 타고 내려오고 있다. 2020.05.29.   amin2@newsis.com
실제 김상진 자유연대 사무총장의 유튜브 채널 '김상진TV'를 통해 공개한 4월25일 집회 영상에는 김 사무총장 등이 삼성 해복투를 향해 욕설과 조롱을 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 영상에서 김 사무총장은 삼성 해복투 집회를 향해 "삼성이 초일류 기업으로 세금 빵빵하게 내니까 너희들이 잘 X먹고 잘 사는 것 아니냐 이 XX야", "이 개XX들아 기업이 뭔 죄를 지었느냐" 등의 말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법률에 저촉되는지 법리를 검토하고 있다"며 "위법 상황이라고 판단되면 그 당시 위법한 행위를 한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하고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고공 농성 355일 만인 지난달 29일 오후 삼성과 합의에 이르면서 서울 강남역 2번 출구 인근 철탑에서 소방 사다리차를 통해 내려왔다. 김씨와 삼성의 합의문에는 삼성의 공식 사과 외에 ▲명예 복직 ▲실질적 보상 등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자유연대는 서울 종로경찰서에 수요일인 이달 24일과 다음달 1일, 8일 '평화의 소녀상' 앞 집회신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된다. 평화의 소녀상 앞은 정의연이 매주 수요집회를 하는 곳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ryu@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