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人터뷰]통계청장 출신 유경준 "보유세 폭탄, 공시가격 바로잡겠다"

기사등록 2020/05/17 05:30:00

"文정부, 통계로 소주성 실정 감춰…거꾸로 정책"

"규제와 혁신 부분 대대적 변화 없으면 경제 추락"

"사회안전망 보호+혁신 추구 함께 가야 진보해"

"전국민 고용보험 확대 방침, 전형적인 포퓰리즘"

1호 법안으로 '부동산 가격공시법' 개정안 추진

"보유세 폭탄으로부터 강남병 주민 부담 줄일 것"

[서울=뉴시스]21대 총선에서 서울 강남병에 출마해 당선된 미래통합당 유경준 당선인.(사진 유 당선인 측 제공)
[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 = "결국 문재인 정부는 경제 실정에 의해 심판받을 것이다."

4·15 총선에서 서울 강남병에 출마해 당선된 유경준 미래통합당 당선인은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부각되지 않아 심판이 안 된 부분이 있다. 대한민국이 성장, 확대해야할 부분이 망가져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유 당선인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코넬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한국노동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재직한 노동경제 전문가다.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부터 2000년까지 유승민 통합당 의원과 함께 KDI에서 함께 근무했다. 박근혜 정부에선 통계청장을 역임했다.

40년간 경제 정책을 연구해온 그는 "현 정권의 거꾸로 된 정책에 대한 분노"로 정계 입문을 결심했다며 정부의 경제 실정에 대한 대안을 내는 데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문재인 정권은 모든 정책이 정치와 연관되지 않은 것이 없다"고 강력 비판한 그는 인터뷰에서 '성장과 분배의 조화', '지속 가능성'을 강조했다.

다음은 지난 14일 진행된 유 당선인과의 전화 인터뷰 요지다.

-총선 출마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현 정부의 거꾸로 된 정책에 대한 분노다. 통계청장을 할 때 열심히 정리해 놓은 소득과 고용통계를 문재인 정권은 '소득주도성장'이란 경제 실정을 감추기 위해 마구잡이로 뜯어고쳤다. 경제지표가 나빠질 때마다 이를 통계 탓으로 돌리니 전직 통계청장으로서 화가 났다. 문재인 정권은 정책이 아닌 정치에 의해 모든 것을 편가르기 식으로 일관한다. 지지층 결집을 위한 지나치게 퍼주기식 정책은 물론 경제 정책도 기업하는 사람을 죄인 취급하고, 부동산, 조세 정책도 지지층 결집을 위한 계층 갈등적, 부자 징벌적인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당선 요인은 어떻게 보나.

"아무래도 지난 40년간 경제정책을 연구해왔던 것을 높게 평가받은 것 같다. 강남은 경제 정책에 대한 관심도가 어떤 지역구보다 높은 곳이다. 문재인 정권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컸던 점도 승리 요인이라고 본다. 주택 공급을 늘려야 한다며 강남의 재개발·재건축은 막아서고, 무분별한 공시가격 인상을 통해 부자징벌적 과세를 추진한 점 등이 유권자들의 분노를 샀다고 본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유경준 미래통합당 당선인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제4회의장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당선자 총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04.28. kmx1105@newsis.com
-경제학자로서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평가한다면.

"논할 가치가 없다. 지금의 경제 실패를 오로지 코로나19 탓으로만 돌릴 수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지난 경제 상황을 피부로 느끼고 계신 국민 여러분들이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실 것이다. "

-그렇다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어떻게 경제 정책 방향이 가야한다고 보나

"규제와 혁신 부분에 있어 대대적인 변화가 없으면 한국 경제는 추락에서 벗어나기가 힘들다. 잠재성장률을 결정하는 노동의 투입과 자본의 투입, 기술진보 등 3가지 요소를 이 정부 들어 모두 하락시켰다. 코로나 19로 인한 부분이 거둬진다고 해도 충격은 상당히 남아있겠지만 잠재성장률을 원상 회복시키기에도 불가능하다고 본다.

'타다'를 예로 들어보면 택시하는 분들의 생계를 위협하긴 하지만 완충해주는 게 소위 사회안전망인데 한국은 너무 취약하다. 피해 보는 집단들은 사회안전망으로 보호하고 혁신을 계속 추구해나가야 경제도 성장하고 발전도, 진보도 한다. 이런 부분에 대해 정부의 생각과 행동이 없다. "

-코로나19 사태 이후 기본소득 이슈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기본소득 실체를 몰라서 아는 척하고 싶은 사람들이 강조하는 것이라 본다. 알고도 그런 것이라면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다. 더 우선적인 것들이 있다. 단순히 주냐 안 주냐를 따지기 전에 전반적인 사회보장제도를 점검해야 한다. 사회보험, 특히 고용보험과 국민연금의 ▲가입 대상에서 제외돼있는 자영업자, 특수고용인 등 사각지대를 어떻게 할지 ▲실업급여나 국민연금의 보장수준을 적정화하려면 보험료를 올려야 하는데 국민 동의를 어떻게 이끌어 낼지 ▲신규 취업자나 고용보험 적용 만료자에 대한 실업부조 설계는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한 체계적인 청사진의 제시가 우선이다. 이 단계를 건너뛰고 단순히 기본소득만을 주장하는 것은 대책없는 포퓰리즘이다. 기본소득의 논의는 사회안전망이 지나치게 잘 구비돼 비효율을 초래하는 북구와 유럽을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으나 이제 겨우 실험적인 단계다. "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전 국민 고용보험' 확대 방침을 밝혔다.

"재원 부담 부분, 즉 국민이 듣기 싫은 부분은 빼고 국민 듣기 좋은 소리만 하는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다. 사각지대에는 고용보험료를 낼 돈이 없는 취약계층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이를 해소하려면 세금을 쓰겠다는 의미인데 어느 정도 재원이 필요하고 추가로 들어올 사람들은 얼마를 내야할지 구체적인 플랜을 밝혀야 한다."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지난 4월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강남 후보들을 지원한 자리에서 유경준 당시 후보(왼쪽에서 첫번째)가 함께 하고 있다. 2020.04.12. photothink@newsis.com
-유 당선인은 당선됐지만 당은 참패했다. 원인과 향후 나아갈 방향을 꼽자면.

"통합당은 진정으로 개혁되지 못했고, 국민들로부터 평가를 받은 것이다. 또다시 당명을 바꾸고, 당대표를 바꾸는 '헤쳐모여 식' 방안을 갖고는 문제 해결이 되지 않는다. 처절한 내부적인 반성과 토론이 먼저다. "

-21대 국회가 개원하면 발의하고 싶은 1호 법안이 있나

"보유세(종부세와 재산세) 폭탄으로부터 강남병 주민의 세금 부담을 줄여주는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제1호 법안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올해 공시가격 안을 보면 전국 상승률은 6%에 불과한데 강남 상승률은 26%에 달하고, 우리 지역구의 미도, 은마아파트는 1년 만에 공시 가격이 40% 올라 주민들의 보유세가 약 3배 증가했다. 결국 공시가격의 급격한 상승이 보유세 증가에 가장 큰 원인이다. 공시 가격은 현행법상 국회나 국민의 동의 없이 국토부 장관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세의 종목과 세율은 법률로 정한다는 '조세법률주의' 원칙에 어긋난다. 개정안을 발의해 국토부 장관이 공시가격을 마음대로 결정하는 것이 아닌 신중한 결정을 유도하고 싶다."

-해결할 지역구 현안은 무엇인가
 
"정부가 갈등구조를 통해 지지층을 결집하는 전형적인 486세대 프레임을 사용하고 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강남과 비강남의 갈등을 통해 표를 결집하고 성공했다고 생각하겠지만 지속 가능하지 않다. 강남에 구룡마을도 있듯이 강남 내 균형발전도 생각해야 한다. 삼성동에 들어설 현대차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추진을 위해 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 또 100층 이상 건물이 올라가고 환승 인구가 하루 50만~70만이 될 텐데 강남을 세계적인 명품 지역으로 만들 수 있도록 큰 틀에서 고민했으면 한다."

-유 당선인은 유기준 의원이 친형이고 유승민 의원과도 가깝다.

"선거 때 조언을 많이 받았다. (유기준 의원은) 형이라서 워낙 가깝고 유승민 선배는 가깝고 좋아하는 형이다. 유승민 선배와는 KDI에서 토론 문화도 굉장히 활성화돼있었고 외환위기 대책을 같이 하면서 진중한 토론을 했었다. 일부러 많이 싸웠고 꼭 뒤풀이를 했다. 돈독하다."

-21대 국회에서 어떤 의원으로 기억됐으면 하는가

"'각 정당의 당리당략을 떠나서 유경준 저 사람은 합리적인 대안을 내는 사람이다'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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