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人터뷰]기후경제 전문가 이소영 "정치가 외면한 역할에 소명감"

기사등록 2020/05/03 06:00:00 최종수정 2020/05/03 10:35:05

민주당 인재영입 8호…'김앤장 출신 35세 변호사' 주목도

"단순 환경 전문가 아닌 기후변화 시대 경제전략 전문가"

의왕·과천서 두 전직 시장 눌러…"젊은 전문성 높이 평가"

국가기후환경회의 등 정부기구 활동도…"정책 자문·제안"

"與 입당, '정치가 못다룬 빈틈 채워달라'에 마음 움직여"

"기후 변화는 환경 넘어 경제 문제…일자리 등 문제 직결"

"1호 법안은 '그린뉴딜 특별법'…상임위는 산자위 희망해"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환경전문가 이소영 변호사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 발표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0.01.14. photothink@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지은 기자 = "혹시 기후환경 변화 등 어젠다(의제)에 좀 더 집중해서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을까요? 그 부분과 관련해 이야기하고 싶은 게 많거든요."

4·15 총선에서 쟁쟁한 기성 정치인을 제치고 경기 의왕·과천 지역구에 당선된 '정치 신인' 더불어민주당 이소영(35) 당선인은 뉴시스와 전화 인터뷰를 앞두고 일정과 내용을 조율하던 중 이같이 물었다.

준비한 다른 여러 질문도 있었기에 당혹감이 없지 않았지만 그가 왜 그렇게 물었고 자신의 분야에 얼마나 전문성과 열정, 포부를 갖고 있는지 인터뷰를 진행하며 느낄 수 있었다.

이 당선인은 총선을 석 달 앞둔 올해 초 '민주당 인재영입 8호'로 당에 전격 합류했다. 35세라는 젊은 나이에 '법률사무소 김앤장 출신 환경 전문 변호사'라는 타이틀로 언론에 주목받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에게 따라붙는 이 같은 수식어에 거부감을 표시했다.

이 당선인은 "그런 표현은 제가 최근에 갖고 있는 정체성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내용"이라며 "김앤장은 4년 전에 그만뒀고, 저는 단순히 환경 전문가가 아닌 기후환경 변화라는 새로운 시대에 새 경제 전략을 만드는 경제 전문가"라고 강조했다.

대통령 자문기구인 '국가기후환경회의', 국무총리실 산하 '녹색성장위원회' 등에서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며 전문성을 쌓아온 이 당선인은 21대 국회에서의 포부와 비전 역시 뚜렷하고 확고했다.

그는 "기후변화 문제가 환경을 넘어 경제 문제라는 것을 알리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관련 상임위인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를 지망해 '1호 법안' 그린뉴딜 특별법 발의 등 입법과 정책에 집중할 것을 다짐했다.

다음은 지난 1일 이 당선인과의 전화 인터뷰 요지.

-우선 당선을 축하드린다. 21대 국회에 입성하게 된 소감은.

"일단 제가 여성이자 청년이고 기후변화 전문가로 국회의원이 됐는데 제가 가지고 있는 상징들을 대변해야 한다는 의미인 것 같아서 어깨가 무겁다. 특히 기후변화 정책이나 문제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이 국회에 들어가는 게 이번이 처음이라고 알고 있는데 그만큼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나가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전국 당선인 중 8번째로 득표율(43.38%)이 낮았다. 그만큼 어려운 선거를 이겼다는 얘기인 것 같다. 특히 미래통합당 신계용 전 과천시장, 민생당 김성제 전 의왕시장 등 두 전직 시장을 넘어섰는데 어디에 경쟁력이 있었다고 보나.

"일단 시민분들이 저를 선택해준 것은 '젊은 전문성'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선거운동을 하면서 많은 시민분을 만날 때도 그런 부분을 높이 평가해주셨다고 느꼈다.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하고 일해왔던 연륜이 있으신 시장님들이 두 분이나 같이 경쟁 하셨지만 지역의 연고나 경륜보다는 젊은 정치인으로서 새롭게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기대감과 전문가로서 지금까지 쌓아온 전문성에 대해 높게 평가했다고 생각한다."

-언제쯤 승리를 직감했는지.

"선거운동 기간 만난 시민분들이 지지나 반대 의사를 생각보다 솔직하게 많이 표현해주셨다. 지지하시는 분들은 창문을 열어 손을 내밀어주시거나 차 안에서 엄지를 들어주시고 유세차에 다가와 힘내라고 해주셨다. 그런데 선거일이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하루하루 지지 의사가 굉장히 커졌다. 하루가 다르게 지지 표현을 해주시는 시민분들이 늘어가는 느낌을 받으면서 선택을 받을 수 있겠구나 생각을 한 것 같다."

-김앤장 출신 환경 전문 변호사로 이름이 알려져 있다.

"그 설명은 제가 붙인 거라기보다 다른 분들이 저의 이력을 보고 요약한 것 같다. (웃음) 그리고 사실 그것은 제가 최근에 가지고 있는 정체성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내용이다. 김앤장은 저의 첫 직장으로 커리어를 시작한 곳이긴 한데 2016년 8월에 그만뒀다. 벌써 4년 전 얘기다. 당시 제가 했던 일은 EHS(Environment, Health and safety), 즉 환경·보건·안전 분야였다. 기업들에게 EHS와 관련한 준법 프로세스를 자문하는 역할이었는데 제가 변호사고 환경 분야다보니 그렇게 이름 붙여진 것 같다."

-이후 김앤장에서 나와 사단법인 '기후솔루션'을 만들었다.

"기후 변화나 에너지, 환경 분야에서 정부 정책을 자문하거나 정부에 정책을 제안하는 역할을 했다. 특히 저는 꼭 환경을 지켜야 한다는 것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 우리 경제와 산업이 어떻게 가야 한다는 비전과 대안, 새로운 정책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기후 변화와 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정책을 제안하는 경제전략 전문가로서 활동했다고 설명할 수 있을 것 같고 그래서 더욱 환경 변호사라는 단어는 제가 명명하는 정체성은 아니다."

-국가기후환경회의, 녹색성장위원회 등에서도 활동했는데 주요 성과를 꼽자면.

[의왕=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8일 경기 의왕시 부곡도깨비시장에서 경기 의왕과천 이소영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2020.04.08. bluesoda@newsis.com
"한 가지를 대표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작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4개월 동안 시행된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정책이다. 미세먼지가 가장 고농도이고 국민 생활에 불편을 초래하는 기간 석탄화력 발전소 등 다배출 오염시설 운영을 집중적으로 제한하는 것이다. 국내적으로나 세계적으로나 처음 시도하는 정책이었다. 처음에는 부처들의 다양한 반대와 이견이 많았는데 제가 주도적으로 조정하면서 최초의 정책이 시행될 수 있었다."

-효과는.

"효과는 매우 컸다고 많이 보도가 됐었다. 그런데 사실 최근에는 아주 특수한 상황이었지 않나. 코로나19로 인해 국내나 주변 국가에서의 산업 활동이 위축된 측면이 있어서 계절관리제 효과가 어떻게 평가될 수 있을지는 아마 정밀한 분석이 필요할 것 같다. 다만 코로나19 상황이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이전의 감축 효과에 대해서는 많이 보도된 바 있다."

-미세먼지 문제와 관련해 국내 규제도 중요하지만 중국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지적도 있는데.

"국가기후환경회의에서도 국내 규제와 중국에 대한 외교적 노력 두 가지를 병행하는 계획과 전략을 세워 추진했다. 중국에 대한 외교적 노력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사실 국내 규제도 굉장히 중요하다. 대기오염 물질은 거리에 반비례한다. 우리와 가까이 있는 배출원을 규제하는 것이 멀리 있는 배출원을 규제하는 것보다 효과가 훨씬 크다. 그래서 중국 영향이 큰 특정 고농도 시기가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인 365일 오염도를 줄인다는 관점에서 국내 규제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본다."

-정부 기구에서 활발한 활동을 해왔는데 왜 정치권에 입문했나.

"인재영입 대상으로 작년 여름부터 계속 제안을 받았다. 처음에는 마음이 잘 움직이지 않았다. (웃음) 그런데 마지막에 결정적으로 생각을 바꾸게 된 계기가 있었다. 당 지도부에 계신 한 분이 '우리 사회에서 아주 중요하지만 우리 정치가 제대로 다루지 못했던 빈틈과 공백이 있다. 그것이 기후 변화이고 그에 대응하는 사회 전환 전략인데 그 빈틈을 채워달라'는 요청하셨다. 긴 설득의 과정에서 그 말씀을 하셨을 때 마음이 움직였다.

기후변화 문제를 가지고 계속 활동해온 사람으로서 다보스 포럼이든 G20 회의든 세계 정상회의가 개최될 때마다 기후변화 문제는 인류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사회 문제로 다뤄졌다. 그런데 국내 정치에서는 어젠다로 다뤄지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그 빈틈과 공백을 채워주고 지금까지 정치권이 주목하지 못하고 제대로 다루지 못했던 걸 다뤄달라 하셨을 때 그 역할에 대한 소명감이 느껴졌다."

-말씀하셨듯이 이번 선거에서는 물론 정치권에서 환경 어젠다가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데 21대 국회에서 어떻게 다뤄나갈 생각인지.

"일단 저는 이 문제가 어떤 문제인지 알리는 게 도움이 된다고 본다. 이것이 환경 문제가 아니라 경제 문제라는 걸 알리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민주당 총선 공약 중 '그린뉴딜' 공약이 들어갔는데 제가 제안한 것이다. 그 공약을 당 내부에서 설득하는 과정에서도 이것이 단순히 기후변화 문제 해결이나 생태계 보호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예컨대 우리가 유럽에 수출을 많이 하고 있는데 유럽에서는 '탄소 국경세'를 논의하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은 점점 늘어나고 역대 최대치를 돌파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세계 7위다. 그런데 이것을 감축하는 전격적인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 수출 전략 자체에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것은 당연히 국내 일자리와 경제 위기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우리 기업은 지금까지 전통적인 에너지원인 원자력 발전소나 석탄 발전소 등을 짓는 기술에는 돈을 많이 투입하고 매달려왔다. 그런데 재생에너지와 관련해서는 아직 경쟁력을 못 키우고 있다. 유럽의 경우 효율이 좋은 풍력 터빈 개발에 성공해 엄청난 돈을 벌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절반도 상용화를 못 시켰다. 이는 곧 점점 커지는 재생에너지 수출시장을 빼앗기는 것이다.

따라서 저는 이것이 철저하게 경제·산업 문제라고 생각하고 그런 부분을 설명했을 때 당에서 공감했다. 국회에서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이것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이라고 하면 우선 순위에 놓지 않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그렇지만 경제와 일자리, 수출 문제는 대한민국 정치인이라면 누구도 외면할 수 없는 문제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초당적으로 설득해서 동의를 이끌어내는 노력을 하고 싶다."

-21대 국회에서 생각하는 1호 법안은.

"특정한 제목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고 '그린뉴딜 특별법'을 1호 법안으로 발의하고 싶다. 앞서 말했듯이 현재 세계는 기후변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경제 체계로 재편되고 있다. 온실가스를 감축하면서 경제성장 동력과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정책을 세계적으로 그린뉴딜이라고 부른다. 저는 그린뉴딜을 한국에서도 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사람이다.

이것을 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재원은 물론 거버넌스, 원칙과 방향을 전제로 한 규율과 규제도 필요하다. 이것을 종합적으로 다룰 수 있는 법안을 추진하고 싶다. 다만 이것이 꼭 단일 제정법이어야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기존에 있는 법안을 개정할 수도 있다. 그런 변화를 추동해나가는 데 필요한 법률을 발의해나가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희망하는 상임위는.

"제가 환경노동위원회를 갈 것이라고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저는 영입될 때부터 산자위에 꼭 가고 싶다고 의견을 피력해왔다. 기후변화 문제 자체가 온실가스 배출에 있고 온실가스 배출의 90%는 에너지 부문에서 나온다. 에너지 관련 정책에 관여하지 않으면 기후변화 정책은 의미가 없다. 또 제가 그린뉴딜 정책을 책임감을 가지고 이끌어가야 하는 입장인데 관련 법안이나 정책, 권한이나 책임이 모두 산자위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산자위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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