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전 국민 지급으로…기재부, 재난지원금 '묵묵부답'

기사등록 2020/04/22 19:54:06

여당·정 총리 "고소득자 기부 전제로 100% 지급 합의"

2차 추경 3조 가량 증액 수순…적자국채 발행 불가피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5차 비상경제회의 결과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주요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2020.04.22.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 위용성 기자 = 당정이 22일 고소득자의 자발적 기부를 전제로 긴급재난지원금 대상을 전 국민으로 확대키로 뜻을 모았다. 이에 따라 소득 상실분 보전과 소비 활성화를 위한 '전 국민 현금 지급' 정책이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맞서던 기획재정부도 재난지원금 지급이 더 늦어져선 안 된다는 여론에 결국 한 발 물러나는 모양새다.

이날 정세균 국무총리는 "긴급재난지원금과 관련해 고소득자 등의 자발적 기부가 가능한 제도가 국회에서 마련된다면 정부도 이를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고소득자와 사회 지도층의 자발적 기부를 유도해 재정 부담을 최대한 경감하겠다는 게 당정의 계획이다.

자발적 기부라는 조건이 붙었지만 이와 비슷한 '선지급, 후반납' 방식은 이전에도 언급됐었다. 전 국민에게 지급한 뒤 연말정산 등을 통해 고소득자로부터 다시 환수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가구당 받는 재난지원금과 달리 세금은 개인별로 물린다는 점과 세법상 충돌 등 여러 현실적 문제로 구체화되지 못했다.

반면 이번에 당정이 내놓은 방안은 전 국민에게 먼저 주되,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할 경우 기부로 간주해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방식이다. 마치 과거 외환위기 시절 금모으기 운동과 같이 국민들의 자발적 기부를 통해 재원을 아낀다는 것이다.

앞서 당정이 기존에 합의한 지급 대상을 두고 다시 논의를 원점으로 되돌리면서 당초 목표로 했던 '5월 지급'도 난항을 겪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 바 있다. 총선 과정에서 지급 대상을 갑자기 늘리겠다는 여당과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원안을 고집한 기재부가 정면충돌하면서다.

이 과정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기재부 간부들에게 "국회를 최대한 설득하라"는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강 대 강 대치를 예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고용지표가 과거 경제위기급으로 악화되는 등 당장 생계가 급해진 이들을 위해선 용어 그대로 '긴급'하게 재난지원금이 지급돼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당정이 줄다리기를 멈추고 어떻게든 빨리 결론을 지어야 한다는 목소리에 정 총리가 직접 나서 여당과 기재부간 교통정리에 나선 모양새다.

기재부는 현재까지 별다른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당초 기재부 입장은 추후 닥쳐올 어려움에 대비해 곳간을 풀더라도 더 급한 이들(소득 하위 70%)을 추려내 선별 지원하는 것이 맞다는 논리였다. 여당 요구대로라면 적자 국채 발행이 이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국채 발행 한 푼 없이 기존 세출사업 등을 깎아 재난지원금 재원을 대려던 정부 계획도 대대적인 손질이 불가피해졌다. 당장 2차 추경 규모도 7조6000억원 규모의 정부안에서 3조원 가량이 추가로 소요될 전망이다. 앞으로 추가 소요분에 대한 재원 마련방안이 논의되는데, 결국 적자국채 발행은 피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한편 2차 추경(정부안)을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통합재정수지 비율은 -2.3%, 관리재정수지 비율은 -4.3%로 확대된다. 국가채무비율은 41.2%다. 여기에 공식화된 3차 추경 규모에 따라 이 지표들은 큰 폭으로 악화될 수 있다. 특히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국제기구들의 경고대로 실제 경상성장률(실질 성장률+물가 상승률)이 큰 폭으로 낮아질 경우 건전성 지표는 더 악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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