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와 인버스에 수급 몰려
레버리지 WTI ETN 괴리율, 1000%까지 확대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은 현재 800~900%대의 괴리율을 기록 중이다. 장중 한때는 1016%의 괴리율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이는 WTI의 급락의 영향이다. 2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6월물은 전날 8.86달러(43.36%) 급락한 배럴당 11.57달러에 장을 마쳤다. 이후 장외시장에서도 추가로 10%대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즉, 기초자산인 6월물 WTI가 급락하면서 ETN 지수와 기초자산간의 괴리율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반해 신한 레버리지 WTI ETN은 20%대의 하락율에 그치고 있어 괴리율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다.
레버리지가 없는 상품에서도 괴리율이 나오고 있다. KODEX WTI원유선물 ETF도 이날 오전 30%의 괴리율을 기록 중이다. 30%의 거래제한선 대비 기초자산의 하락율이 더 크기 때문이다.
이는 해당 지수가 제대로 된 기초자산을 반영할 경우, 주가가 급락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유동성공급자(LP)는 지수가 기초자산과 괴리율이 나오지 않도록 6% 범위내 유동성을 공급하게 돼있다. 즉, 신한 레버리지 WTI ETN은 지금보다 900% 낮은 가격의 물량이 공급돼 지수 폭락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동학개미들은 여전히 원유가 오를 것이란 확신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전날 동학개미들은 KODEX WTI원유 선물에 1874억원, 신한 레버리지 WTI ETN에 971억원 각각 순매수했다. 또 전날 일일 거래대금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원유 레버리지에 투자하는 동학개미들의 논리는 미국 정부가 행동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다. 현재의 유가가 지속되면 미국 셰일기업들이 도산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개인투자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쳐다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며 "이날의 상승 열차의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고 전했다.
반대로 하락에 베팅하는 동학개미들도 급속도로 늘고 있다. 이날 오후 삼성 인버스 2X WTI 원유선물 ETN은 거래제한선인 60%까지 올랐다. 국제유가의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관점에서의 단기성 투자로 풀이된다.
문제는 월가의 시장을 감안하면 원유 관련 ETN과 ETF에 대한 투자는 현재 위험하다는 것이다. 월가 트레이더들은 6월물 만기가 오는 오는 5월19일에도 원유공급 과잉이 해소되기 어렵다는 판단에 6월물을 피하고 8월물~10월물 사들이고 있다.
국내에 상장된 원유 ETF와 ETN은 모두 6월물로 편성된 상황이다. 월물을 교체하는 롤오버(RollOver) 다음달 5영업일에서 9영업일 사이에 진행된다. 즉, 현재의 상황을 감안할 때, 최소 다음달 중순까지 기초자산의 거래량이 감소하고 극심한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
특히 최악의 경우, 다시 한번 WTI 마이너스 사태가 재연될 수 있고, 국내 원유 ETF와 ETN 지수가 0원이 될 수 있다. ETF의 경우, 레버리지가 없으나 기초지수와 동일하게 흐른다는 점에서 0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5월물의 특성이긴 했지만 역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보니 속단할 수 없다"면서 "기초자산이 0원이 되거나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거래소 관계자 역시 "기초지수가 50% 빠지면 레버리지는 2배로 빠지기 때문에 0원이 될 수 있다"면서 "0원이 되면 이론적인 가치가 없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WTI가 마이너스로 떨어지게 되면 지수가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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