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년 방일 일정 준비에 일왕 방한 추진 고려
가이후 내각, 긍정 평가…"우호·협력관계 유지"
31일 외교부가 공개한 1989년 6월 외무부 아주국 작성 내부 문서에 따르면 정부는 노태우 대통령의 방일 계기로 아키히토 일왕 방한 문제를 고려했다.
같은 해 8월 외교부 보고서에서도 가이후 내각 출범 계기 노 대통령 방일 일정을 준비하면서 일왕의 한국 방문 추진을 고려하는 내용이 언급됐다.
일본 측도 일왕 방한 가능성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가이후 도시키 총리는 8월11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일왕의 방한 문제에 대해 "국제적 문제와 관련된 것으로, 이전에 방한을 계획한 바 있지만 실현되지 못한 적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좀 더 정세를 봐가면서 검토하고자 하는 바, 지금은 가볍게 말할 수 없다"며 "일본은 한국과도 우호 협력 관계를 계속 유지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나카야마 다로 외상도 같은 날 출입기자단 인터뷰에서 "일왕의 외국 방문은 각국으로부터 환영을 받은 역사가 있다"며 "황실이 외국과 친선우호 증진에 노력해주길 바라고 있다. 가능한 한 빨리 (외국 방문을) 재개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노 대통령 방일에 대해서도 "한국은 가장 관계가 깊은 인국이며, 협력 관계를 수립해왔다"면서 "방일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아키히토 일왕 방한은 1990년대 국내 위안부 문제 재조명과 일본 내 우경화로 등으로 실제 성사로 이어지진 않았다.
한편 외교부는 이날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미국 무역통상법 슈퍼301조 협의, 재사할린동포 귀환 문제, 동남아시아국가연합 협의체제 수립, 동구권 국가 국교 수립 등 내용이 포함된 1577권(약 24만쪽)의 1989년 외교문서를 해제했다.
외교부는 1994년부터 27차례에 걸쳐 총 2만8000여권(약 391만쪽) 외교문서를 공개해왔다. 공개된 외교문서 원문은 외교사료관 내 외교문서열람실에서 열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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