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디지털성범죄 특수본…수사·구제 병행
연이어 성범죄 역량 투입…4대 유통망 단속
텔레그램 n번방 등 공분…수사 사령탑 설치
특수본 활동, 수사 개혁 현주소 반영할 전망
경찰청 실질 지휘, 지방청 전문 수사 등 주목
1차 수사 단계 차별성 관건…깜깜이 우려 등
27일 정부에 따르면 경찰은 텔레그램 등 성착취물 유통에 대한 수사와 피해자 구제를 위해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본부'를 구성해 운영 중이다. 경찰 특수본은 서울 등 지방경찰청에서 진행 중인 개별 사건 수사를 지원하고 피해자 보호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경찰청 내 특수본 편제가 구성된 이후 각 지방경찰청 단위에서도 경쟁적으로 특별수사단 현판식을 개최하는 등 수사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수본은 올해 12월31일까지 활동하면서 성착취물 제작·유통·방조 등을 적발해 조치한다는 계획이다.
특수본은 성착취물 수사의 사령탑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수본 산하에는 수사 실행, 수사 지도·지원, 국제 공조, 디지털 포렌식, 피해자 보호, 수사관 성인지 교육 부서 등이 포함됐다.
이번 수사는 성범죄에 대한 엄정 대응 기조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경찰은 한국 사회 '미투' 운동이 본격화한 이후 성착취물 등 관련 수사를 이어왔는데 지난해 버닝썬 등 강남 클럽 관련 사건 등이 대표적이다.
경찰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다크웹, 음란사이트, 웹하드 등 4대 유통망에서의 성착취물 유통을 집중 단속하면서 관련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최근 텔레그램 등을 통한 'n번방', '박사방' 등 사건에 대한 국민적 분노이 치솟았고, 경찰은 문재인 대통령이 특별조사팀을 언급한 지 하루 만에 특수본 설치를 발표했다.
현재 경찰은 경찰청에서 실질적 수사 지휘를 하고 지방청과 경찰서 단위에서는 수사 전문화를 추구하는 방향의 개혁을 진행하고 있는데, 특수본과 지방청 사이의 2인3각을 통해 현실화 수준을 평가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경찰의 이번 수사 과정과 결과가 향후 수사기관 권한 범위 논의에 참고가 될 수 있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성착취물 유통 문제는 대표적 민생 사건이라는 점에서 1차 수사인 경찰 수사 단계의 차별성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는 해석이다.
권한 집중에 따른 깜깜이 수사 가능성, 유착 등 은폐가 있을 수 있다는 등 경찰 수사에 대한 그간의 우려와 불신을 극복할 수 있을지 등을 주목하는 이들도 있다.
특히 수사 권한 부여로 인해 인권보호 기관으로서의 경찰 역할이 강조되고 있는 만큼, 수사 과정에 기존보다 세밀한 감시와 통제가 불가피하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고 전해진다.
한편 경찰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성착취물 유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방조자를 포함해 수사 대상의 사각이 없도록 역량을 투입하는 동시에 필요한 경우 관련자 신상공개까지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지난 25일 특수본 현판식에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모든 불법 행위 접촉, 흔적을 찾아 철저히 행위자를 색출하고 그에 상응하게 엄단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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