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美호텔 15곳 인수 '불투명'...증권사, 해외투자 `초비상'

기사등록 2020/03/29 07:17:00

미래에셋, 아시아나항공 인수대금 차질 우려도

한투, 베트남 등 해외법인 사업 차질…NH, 해외 투자 고민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의 여파로 올해 초 해외 투자 계획을 세웠던 일부 증권사들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지수연계증권(ELS) 헤지 마진콜이 발생하는 등 유동성 우려가 높아진 상황에서 무리한 해외 부동산 투자를 강행하면 재무건전성 악화 등 리스크가 더욱 커질 수 있어서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 중 가장 활발한 해외 투자를 추진하고 있는 미래에셋대우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직격탄을 맞은 모습이다.

당장 다음달 추진하기로 했던 7조원 규모의 미국 내 최고급 호텔 15곳 인수자금 조달 및 납입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 지 여부가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올해 상반기 내 인수로 가닥을 잡았지만 이 마저도 확정된 것은 아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9월 중국 안방보험과 미국 내 최고급 호텔 15곳에 대한 인수 계약을 체결하며 그룹내 자금으로 2조5000억원을 마련하고 5000억원을 셀다운 물량으로 책정했다.

현재는 코로나19 여파로 주요 공제회, 금융사, 보험사들의 해외 출장이 힘들어지면서 자금 조달에 대한 부담이 한층 더 가중됐다. 더욱이 미래에셋대우가 인수한 호텔이 미국 전역에 퍼져있어 실사가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투자심의 과정 등을 고려할 때 올해안에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는 중이다.

이와함께 미래에셋대우가 지난해 인수한 프랑스 파리 랜드마크 마중가 타워 미매각 물량에 대한 셀다운이 지연되고 있는 것도 고심거리다.

유럽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 위축이 불가피해졌고 셀다운이 차일피일 미뤄질 경우 자금이 묶여 재무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어서다.

당장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필요한 4899억원의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데 마중가타워이 미매각 물량이 빠르게 처분되지 않을 경우 자본 건전성이 훼손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세웠던 해외 투자를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 경우 전면적인 계획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올해 경영 목표로 내세웠던 해외 법인들을 활용한 투자처 발굴 사업이 코로나19 여파로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정일문 대표는 지난해 말 인사를 통해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법인장을 각각 부사장과 전무로 승진시키며 글로벌 사업 강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진 바 있다.

현재는 글로벌 IB 사업과 관련해 현지 법인들과의 공조해 연초에 세웠던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지만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돌입할 경우 계획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초 해외투자에 대한 전문성 강화를 목표로 내세웠던 NH투자증권의 글로벌 IB 분야 투자도 예정된 사업이 미궁속에 빠진 모습이다. 

NH투자증권은 올해 핀란드 헬싱키 OP파이낸셜 그룹 오피스와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 오피스 매입 등을 추진키로 했지만 유럽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사업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NH투자증권은 시장 상황을 지켜본 뒤 글로벌 IB 투자를 추진키로 했다. 유럽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점을 감안해 향후 글로벌 IB 투자 방향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미국을 비롯해 유럽 등으로 확산되면서 현지실사, 자금조달 등이 쉽지 않은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당장 해외 IB 투자 부문이 타격을 입지는 않겠지만 장기화되면 증권사 실적에도 좋지 않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