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안 걸려도 불안감에 통증 호소
기침·두통 등 증상에 병원 찾는 사람 늘어
정신 건강 유지 위한 '심리적 방역'도 중요
"좋아하는 책읽기 등 긍정적 활동 도움돼"
마스크를 쓰고 손을 자주 씻는 등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물리적 방역도 중요하지만, 신체 건강을 위해 정신적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심리적 방역'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 0시 기준 8162명이다. 최근의 신규 환자 수는 지난 11일 242명 이후 12일 114명, 13일 110명, 14일 107명, 15일 76명, 16일 74명으로 5일 연속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에 대한 감염 공포는 여전하다. 평소였으면 대수롭지 않게 넘겼을 기침과 두통 등 사소한 증상에도 통증을 호소하거나 병원을 찾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조모(30)씨는 최근 기침 등 증상이 자주 나타나 병원을 찾았지만 의사로부터 "코로나19가 아니다"라는 진단을 받으면서 한숨을 돌렸다.
조씨는 "평소 같았으면 굳이 병원까지 가지는 않았겠지만 최근 가까운 주거단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불안한 마음에 의사를 찾았다"며 "코로나19는 전염성이 강한 만큼 '나도 언제 걸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갖게 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에서도 재택 근무를 권장하고 외출을 자유롭게 못하는 상황인 만큼 심리적 부담을 느낄 때가 많다"며 "이로 인해 잠을 잘 못 잘 때도 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는 타인과의 접촉이나 공기 중에 떠도는 비말 등을 통해 감염될 수 있고 바이러스 특성상 전염성이 강하다. 따라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보다 사람들이 더욱 큰 불안감을 느끼는 모양새다.
또한 코로나19의 경우 백신 등 뚜렷한 치료 방법이 아직 없고, '사전 예방을 통해 전염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권고 등이 나오면서 감염에 대한 심리적 공포감이 증폭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평소에는 괜찮다가 코로나19와 관련된 글만 보면 갑자기 몸에 열이 오르고 목이 아파진다"며 "이러다 코로나19에 걸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적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코로나19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인지 머리는 맨날 띵하고, 집에만 있어서 그런지 목도 아프다"며 "코로나19에 걸린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마스크 착용 등 물리적 방역 외에도 정신적 안정감을 지키는 심리적 방역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해국 가톨릭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불안장애 환자 등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면서 병원을 다시 찾는 환자들이 일부 증가했다"며 "예측되지 않는 불안과 두려움 등으로 호흡이 가빠지거나 심장 박동이 빨라지면서 가상의 공포와 두려움에 압박을 당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막연한 불안감 등으로 내적 긴장이 계속되면 코르티솔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돼 근육을 긴장시키는 등 피로감을 높이고 신체 면역력을 떨어뜨린다"며 "사회적 거리두기와 적절한 운동 등을 통해 면역력이 잘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좋아하는 책을 읽고 영화를 보는 등의 취미 생활을 통해 긍정적인 마음을 늘리기 위한 활동도 계획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inki@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