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코로나19 국가 비상사태 선언…"드라이브 스루 도입"(종합2보)

기사등록 2020/03/14 09:58:30

구글 개발 사이트 통해 장소 안내…월마트 주차장 등

담당관 "10일 대통령이 검사 방법 전면 재검토 요구"

'이기적' 지적에 트럼프 "조만간 아마 검사받을 것"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 가운데)은 13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과 기자회견에 배석한 관리들. 2020.03.14
[서울=뉴시스] 이재우 남빛나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일반 독감 정도로 봤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차에 탄 채 진단 검사를 받을 수 있는 한국식 드라이브 스루(Drive-through) 진료소를 도입할 계획도 밝혔다.
 
13일(현지시간) 백악관 홈페이지에 게시된 발언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백악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국가 비상사태를 공식 선언한다"면서 "이번 선언으로 주(州)와 지방정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500억달러(약 61조원)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검사를 확대하기 위해 제약사 등 민간 부문과 새로운 협력관계(파트너십)를 맺었다고 밝혔다.

그는 "검사를 필요로 하는 사람은 매우 안전하고 빠르고 편리하게 받도록 하고 싶다"며 "하지만 우리는 모두가 나와서 검사받기를 원하지 않는다. 특정한 증상이 있을 때만(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제약사 로셰 등의 검사 관련 신청서를 24시간 이내에 승인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승인이 이처럼 빠르게 이뤄지면 다음주 140만건, 이달 내 500만건의 검사가 추가로 가능하다고 한다.

또 "우리는 공중 보건 전문가들이 확인한 중요한 장소에서 드라이브 스루 테스트를 할 수 있도록 약국 및 소매업체와 논의해왔다"며 "사람들이 차를 떠나지 않고 표본을 채취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구글이 개발한 웹사이트에서 증상 관련 질문에 답하면 어디에서 드라이브 스루 검사가 가능한지 안내받을 수 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15일 저녁이면 이 사이트가 언제부터 운영되는지 알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말하지만, 우리는 모든 사람이 이 검사를 받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건 완전히 불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 가운데)은 13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과 기자회견에 배석한 관리들. 2020.03.14
뉴욕증시 3대 지수 모두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하락폭을 나타난 9일을 기점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특단의 조치를 고민한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 코로나19 TF 조정 담당관 데버라 벅스는 "지난 10일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퍼지는 걸 보고 대통령은 현재 우리의 검사 방식이 미국 대중의 요구를 충족하기에 불충분하다는 걸 알았다"며 "그는 검사 방법의 전면적인 재검토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더그 맥밀런 월마트 최고경영자(CEO)는 백악관의 요청에 응해 주차장 일부를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 장소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어제 백악관으로부터 전화를 받았을 때, 우리는 나라를 돕기 위해 우리의 역할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자신의 코로나19 검사 여부를 두고는 기자들과 설전을 벌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을 만났는데, 보우소나루 대통령 수행단의 한 인사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바 있다.

기자회견에서 이와 관련한 첫 질문이 나오자 그는 "아니다. 아무 증상도 없다"고 했다. 이후 확진자에게 노출되고도 검사를 받지 않는 건 이기적이라는 취재진 발언이 나오자 "나는 검사를 받지 않겠다고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결국 그는 "아마 검사를 받게 될 것(Most likely)"이라고 밝혔다. 시기와 관련해서는 "조만간(Fairly soon)"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들이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것을 돕기 위한 긴급 조치의 일환으로 연방기관 학자금 대출 이자를 추후 통지가 있을 때까지 면제하겠다고도 밝혔다.
 
이 밖에 전략비축유(SPR) 비축량 확대도 지시했다. 그는 "에너지부에 SPR로 보관할 원유를 매우 좋은 가격에 구매하라고 지시했다"면서 "우리는 SPR 비축량을 최고 수준까지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원유 감산 합의에 실패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락, 미국 셰일업체 등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감안한 조치다.
 
그는 "(SPR 비축량 확대로)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미국 납세자의 돈을 아끼고, 에너지 자립이라는 누구도 생각하지 않았던 목표를 이룬 우리 원유 산업을 도울 것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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