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해도 마스크 써라"…의협, 정부와 다른 권고안으로 혼란 초래 이유는?

기사등록 2020/03/13 05:00:00

의협, 보건용 마스크 재사용 및 면마스크 사용권장 안해

정부, 한시적 보건용 마스크 재사용·면마스크 사용 권고

전문가 "위기상황땐 WHO 등 공신력 있는 기관 따라야"

"손만 잘 씻어도 코로나19 대부분 막을 수 있어" 지적도

"초기 마스크 착용 권고한 정부도 1차적인 책임은 있어"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마스크 5부제 나흘째인 12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한 약국 앞에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한 시민들이 줄지어 서 있다. 2020.03.12.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정부가 한시적으로 보건용 마스크 재사용과 면 마스크 사용을 권고한 가운데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이와 상반된 의견을 내놓으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정부의 방침과 달리 보건용 마스크 재사용과 면 마스크 사용을 권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에는 마스크보다 손 씻기와 사회적 거리두기가 중요하다"면서도 "초기부터 마스크 착용을 권고한 정부에게도 일차적인 책임은 있다"고 지적했다.

13일 예방의학전문가인 장재연 아주대 의대 명예교수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정부와 의협 사이의 갈등에 대해 "위기상황에서 공신력 있는 기관의 지침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며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를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WHO는 일반인에게 마스크를 권장하지 않는다. 이 기관은 홈페이지를 통해 "만약 당신이 건강하다면, 코로나19 환자를 돌보고 있을 경우에만 마스크를 쓰라(If you are healthy, you only need to wear a mask if you are taking care of a person with suspected 2019-nCoV infection)"고 밝혔다.

그러면서 "마스크는 알코올 베이스 세정제나 비누, 물로 손을 자주 씻는 행동과 합쳐 사용할 때만 효과적"이라며 "마스크를 쓰고 벗을 때 표면을 만지지 말고, 반드시 세정제로 손을 씻으라"고 권한다.

장 교수는 "코로나19 환자를 접해야 하는 의료진과 간병인, 보호자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이 경우에도 감염을 막기 위해 쓰고 벗는 것도 주의해야 하는 장비"라면서 "일반인과 건강한 사람은 의료진에게나 필요한 보건용 마스크까지 필요없다. 오히려 마스크 착용은 심리적인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코로나19는 비말로 전파된다. 이에 감염을 막기 위한 내려진 과학적인 지침은 거리를 유지하고 손을 잘 씻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감염의 원인이 될 수도 있는 마스크를 두고 논쟁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코로나19 발생 초기 마스크 착용을 권고한 정부에게도 혼란을 초래한 1차적인 책임이 있다"면서 "지금이라도 명확한 지침을 통해 혼선을 막아야 한다"고 전했다.
  
조용수 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조교수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코로나19를 예방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손 씻기다"라며 "손만 잘 씻어도 코로나19는 대부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조 교수는 마스크의 재사용은 권장하지 않았다. 그는 "필터 능력이 떨어지면 비말을 걸러내는 능력이 떨어질테니 마스크의 재활용은 권장할 수 없다"며 "사용한 마스크에선 바이러스든 박테리아든 뭐든 잘 자란다. 코로나19 막으려다가 다른 더 위험한 균에 노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마스크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크지 않는 환경에 있다면, 당연히 재활용으로 자신을 위험에 노출할 필요가 없다"며 "손씻기와 거리두기에 신경 쓰는 편이 훨씬 이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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