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코로나19, 여름 지나 9개월쯤 뒤 수그러들수도"

기사등록 2020/03/12 13:40:00

팬데믹 상황에서 헛된 희망 경계

[싱가포르=신화/뉴시스] 6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직원이 아이의 체온을 재고 있다. 2020.02.14.

[서울=뉴시스] 차미례 기자 = 세계보건기구(WHO)가 마침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을 의미하는 팬데믹을 공식선언했다.

11일(현지시간) AP통신은 기온이 높아지면 코로나 19가 수그러들 것이란 기대가 있지만,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회의적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달 10일 백악관 미 주지사회의에서 행한  연설에서 "대체로 더위가 이런 종류의 바이러스를 죽인다고들 한다"며 "좋은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사흘 전인 지난 7일에도 "시진핑 주석은 (감염증 억제에) 성공할 것이다. 특히 날씨가 더워지면 바이러스가 약해지고 결국 사라질 것"이라고 트윗했다. 

이는 코로나19 바이러스도 독감과 같은 종류의 호흡기 감염 바이러스에 속하며 기온이 올라가면 수그러드는 성질을 갖고 있다는 전제 하에 나온 주장이다.

AP통신은 현재 남극대륙을 제외한 세계 모든 대륙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된 마당에 남반부 지역에서는 세력이 미미한 것을 두고 위와같은 말이 나오고 있다면서 과연 더위가 오면 코로나 19가 사라질지 여부를 집중 분석했다.

▲더위가 오면 코로나19 소멸?

대답은 " 아무도 모른다"이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아직 더위가 오면 위축되기 시작할 것이라는 어떤 자료도 비축된 것이 없다고 말한다.

마이클 라이언 WHO 코로나 비상대응팀장은 "지금까지 우리 예상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계속 확산될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독감처럼 여름이 되면 사라질 것이라는 주장을 시인하면 거짓 희망을 주게 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국립대 전염병학자 데일 피셔 교수도 "몇 해동안 더 유행을 해서 세계에 퍼진 뒤에, 독감처럼 정기적 유행병으로 토착화한 뒤라면 모르겠다.하지만 지금은 처음 겪는 신종 바이러스여서 우리가 면역력이 없기 때문에 더욱 취약한 것이지,기온이 어떻든 그건 상관 없다"고 말했다.

 반면 메릴랜드 의대의 모하마드 사자드 부교수는 현재 코로나19가 극성을 부리고 있는 지역은 기온이 5~11도라는 놀라울만큼 유사한 기상조건을 가지고 있다면서 "계절에 관계가 있다는 우리 주장이 옳다면 앞으로 관련 조사나 보건정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왜 남반부엔 대유행 없나?

코로나 19가 전 세계의 모든 나라에 도달하기 까지는 수 개월이 걸리므로 아직 속단하기에는 이르다. 이 바이러스는 초기에 독감, 홍역, 말라리아 등 수많은 다른 질병들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코로나 19로 진단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과제이다.

홍콩대학 공중보건대학원의 전염병 및 생물통계학과 벤저민 카울링 교수는 태국이나 베트남 같은 나라에서는 실제로 훨씬 더 큰 감염자 집단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전형적으로 아주 더운 나라들은 서늘한 나라에서 하고 있는 것처럼 그렇게 공격적으로 신속하게 검사를 실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추운 환경에서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행동하는가 하는 생활습관도 코로나19의 확산에 큰 효과를 발휘했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여름철 보다 추운 계절엔 더 집안에 모여있고 같은 방에 있거나 외출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많고 함께 있다보니 감염이 더욱 빠르게 진행된다"는 이야기이다.

사자드 교수 역시 "기온이 높아진다고해서 코로나19의 확산이 완전히 멈추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여름이 된다고 해도 속도가 느려질지는 모르지만, 완전히 멈추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속도로 계산하며 앞으로 9개월이면 전 세계의 모든 나라에 확산될 것이고, 그 때 쯤 부터는 고개를 숙일 것으로 기대하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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