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는 재택도 어렵고…대책이 없는게 더 큰 문제예요"

기사등록 2020/03/11 16:19:45 최종수정 2020/03/13 17:15:22

7000여명 근무 최대 콜센터 중 한곳인 부천 유베이스도 '초비상'

개인정보 때문에 재택근무, 마스크 착용 현실적으로 어려워

콜센터 다양한 예방조치 취하고 있지만 집단감염에 취약

[인천=뉴시스]
[부천=뉴시스] 정일형 기자 = "여기서 가까운 서울 구로구의 콜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집단 감염이 발생했는데도 우리는 정상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11일 오전 국내 최대 규모 콜센터가 있는 부천 송내 투나건물의 유베이스 콜센터 주변은 평소와 다름 없이 오고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 곳은 서울 지하철1호선 송내역과 10분 거리로 역세권 지역이라 평소에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이다.

이날 오전 유베이스 콜센터 직원들도 역시 평소와 다름없이 상담사들 사의 거리를 1m안팎으로 유지하고 정상 업무를 이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일부 직원들은 멀지 않은 구로 콜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나오면서 불안한 표정이 역력했다.  
 
콜센터 한 직원은 "많은 인원이 밀집한 공간에서 전화 상담이라는 업무 특성 때문에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해 집단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불안해했다. 

또 다른 콜센터의 직원도 "근무 시 하루 종일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또한 칸막이가 있긴 하지만 거리상으로 너무 가깝기 때문에 감염에 쉽게 노출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하소연했다.

직원들은 전화로 하루 종일 고객들과 대화하는게 일인데 종일 마스크를 착용하고 업무를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데도 특별한 대책이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통상 콜센터 직원들이 고객이 전화를 걸어왔을 때 통상 컴퓨터에 저장된 데이터베이스(DB)를 이용해 업무를 보지만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 마저도 쉽지 않는 상황이다.  

한 콜센터 직원 관계자는 "개인정보 보호 문제로 재택근무가 쉽지 않은데다 대부분 비정규직인 신분상이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고 귀띔했다.

유베이스측도 지난 1월부터 코로나19 예방조치로 ▲마주보고 대화할때 2m거리 두기,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고 기침하기(모든 센터내 마스크 착용 필수),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 ▲멀티, 선임, 헬퍼, 지원, 교육 등 임직원 대면 직무는 반드시 마스크 착용, ▲도시락·반찬공유 및 식기류 접촉 중지 등의 방역지침을 내렸다.

유베이스측 관계자는 "출근시간 매일 열 체크를 하고, 비상조직을 가동해 증세가 있는 직원에 대해서는 곧바로 격리하고 있다"면서 "마스크 착용 등 방역지침을 내렸지만 강제로 하기엔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유베이스는 지난 1988년 12월18일 설립했으며 현재 콜센터 직원 1만3500명이 근무 할 수 있는 좌석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부천1센터 중동에는 4000좌석, 부천2센터 송내 7000좌석, 용산1센터 600좌석, 용산2센터 1400좌석 규모다.

유베이스에는 국민카드, 우리은행, 삼성생명, 현대해상, 삼성전자, 지마켓, 신세계몰, 인천시청, 한국전력공사, 경동도시가스, BMW, 네스프레소 등의 콜센터가 있다.

현재 2센터인 부천 송내역 부근 '투나' 건물에는 5000여명, 1센터인 부천 중동 유베이스 타워에 2000여명 등 부천지역에서만 모두 7000여명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48명의 유베이스 콜센터 직원은 부천시청 3층 콜센터에서 파견, 근무하고 있다. 이 곳에는 시청 팀장 1명, 직원 2명이 관리 감독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ji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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