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에너지장관, OPEC 협조 가능성 시사
사우디-러시아, 신경전 계속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3.23달러(10.4%) 오른 34.36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 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2.86달러(8.3%) 뛴 37.22달러를 나타냈다.
유가는 전날 주요 산유국들 간 '유가 전쟁' 우려가 높아지면서 20% 넘게 폭락해 1991년 걸프전 이후 최악의 수준을 찍었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장관은 10일 모스크바에서 기자들과 만나 원유 시장 안정화를 위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함께 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CNBC는 이날 OPEC+(플러스) 소속국들 간의 대화가 여전히 가능하다는 보도들로 유가가 반등했다며, 러시아가 유가 폭락 사태에 따라 사우디 아라비아와 추가 대화를 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고 분석했다.
OPEC과 비회원국들로 이뤄진 산유국 연합체 OPEC+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6일 원유 추가 감산을 논의했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사우디 등 OPEC 회원국들은 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이 각각 100만 배럴, 50만 배럴 씩 하루 총 150만 배럴을 추가 감산하길 원해 왔다. 그러나 비가입국인 러시아가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현재 OPEC+의 산유량 감산 규모는 일일 210만 배럴로 합의 기간은 이달 말까지다. 별도의 합의가 없으면 4월 1일부터 산유국들은 원하는 대로 원유를 생산할 수 있다.
OPEC의 리더 격인 사우디는 곧바로 러시아 압박 차원에서 원유 가격을 내리고 증산을 시사하고 나섰다. 사우디 국영 석유업체 아람코는 원유공식판매가격을 6~8달러로 내리겠다고 했다.
아람코는 10일 4월 1일부터 원유 생산량을 하루 1230만 배럴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사우디는 현재 일일 970만 배럴을 생산하고 있지만 1250만 배럴까지 산유할 역량이 된다.
사우디에 이어 다른 산유국들까지 경쟁적인 원유 가격 인하에 나서면 '유가 전쟁'이 촉발될 거란 우려가 높다.
러시아는 자국 원유업체들이 하루 30만 배럴까지 증산할 수 있다며, 일일 50만 배럴까지 생산량을 늘릴 여력이 있다고 사우디에 맞섰다.
한편 미국 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무함마드 빈 살만 알 사우디 왕세자와 통화를 하고 "글로벌 에너지 시장과 여타 주요 지역 및 양자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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