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 발표 후 첫 휴일인 8일 오전 9시50분께, 경기 남양주시 호평동의 한 휴일지킴이 약국 앞에서 한 중년 여성이 지인을 향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었다.
아직 오전 10시도 채 되지 않은 시간이지만 약국 앞에서 이미 30여명의 시민이 마스크를 사기 위해 판매 개시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지역은 남양주시 코로나19 확진자 대부분이 집중된 지역으로, 그만큼 주민들의 경계심도 강한 듯 마스크 판매가 시작되기 전부터 불이 켜진 약국마다 대기줄이 형성됐다.
줄을 섰다가 못사는 사람이 없도록 일부 약국은 확보된 마스크 수량에 맞춰 번호표를 나눠주기도 했다.
마스크로 인한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날은 평소 주말보다 많은 절반 정도의 약국이 문을 열었지만, 각 약국에 공급된 마스크는 평일보다 적은 100~200장 사이였다.
호평동의 한 약국 관계자는 “오늘 마스크 150장이 들어왔는데 15분 만에 모두 소진됐다”며 “다른 약국도 상황은 비슷한 것으로 안다”고 주말 분위기를 설명했다.
마스크 구입에 실패한 40대 직장인은 “평일에는 출근 때문에 약국에 갈 수도 없는데 계속 이런 상황이라고 하면 직장인은 주말에도 마스크 구입이 쉽지 않을 것 같아 걱정된다”며 서둘러 다른 약국을 찾아 떠났다.
약국들도 그동안 마스크 수급 문제로 시달리면서 노하우가 생긴 듯 매진과 동시에 출입문에 ‘금일 공급된 공적판매 마스크는 모두 판매됐습니다’ 같은 안내문을 부착하고 나서야 한숨을 돌리는 모습이었다.
매진 직전 어렵게 마스크를 구한 한 30대 주부는 “약국 문 여는 시간은 전화로 확인하면 되는데 마스크가 들어오는 시간이나 물량이 일정하지 않아서 계속 발품을 팔면서 돌아다녔다”며 “약국 공급시간이나 수량에 대한 정보가 좀 더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날 고양시 일산서구 약국들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아침 일찍 가서 줄을 서지 않으면 구입이 어렵다는 것을 아는 시민들이 9시께부터 일찌감치 약국 앞에 대기줄을 형성해 판매 개시와 함께 마스크가 동이 났다.
일산지역의 한 약국 관계자는 “사람들도 오전에 일찍 약국에 오지 않으면 마스크가 없다는 것을 알아서인지 문 열자마자 매진되고 오후부터는 찾아오는 사람도 없다”며 “매진이라고 써서 붙여놓기는 했지만 약국에 들어오는 사람 자체가 없는 상태”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정부의 마스크 수급 대책 발표 후 주말 마스크 대란이 예상됐던 만큼 다른 지역도 사정은 비슷해 이날 경기북부 각 약국에 공급된 마스크도 대부분 1시간 이내에 매진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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