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 스루' 검사, 일선 의료진 아이디어…검사량 3배 늘렸다

기사등록 2020/03/05 15:29:38

지난달 23일 칠곡 경북대병원 등 시작

현장 아이디어 현실화해 자율적 시행

열흘 지나 정부에서도 운영지침 발표

전국 50여 개…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청주=뉴시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 드라이브 스루. (사진=청주시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기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검사 건수를 3배로 늘려 미국 CNN 등 주요 외신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라고 극찬한 '자동차 이동형(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가 일선 의료진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전국에 50여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가 운영 중인데, 현장에서 자율적으로 추가되고 있어 정부도 정확한 통계치를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5일 오전 '중대본 정례브리핑'에서 "정부 차원에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 표준운영지침을 내기 전 일부 지자체가 우선적으로 현장에서 시행한 모형이 있었다"며 "몇 분 전문가가 (선별진료소) 현장에서 차에 탄 채로 이동하면 신속하고 교차 감염이 줄 수 있지 않겠냐고 건의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실제로 정부 차원에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 표준운영지침을 마련하고 배포한 것은 지난 4일이지만, 현장에서는 이보다 빨리 이 방식의 진료소를 운영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선별진료팀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칠곡 경북대병원을 시작으로, 영남대병원이나 세종시보건소, 고양시보건소 등에서 지난달 23~26일 사이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가 운영되기 시작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부가 운영지침을 마련해 배포한 시기보다 열흘 가까이 앞선다.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는 운전자가 차에 탄 채로 창문을 살짝 내리고 접수를 진행한 후 검체 채취가 이뤄진다. 발열 체크 등 기본 문진을 할 때도 좁은 창틈으로만 소통해 의료진과 방문자의 접촉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 검사 방식도 의료진이 창문 틈으로 손을 넣어 긴 면봉으로 방문자의 입이나 코 쪽 검체를 채취하는 식으로 안전하다. 검사 과정에 걸리는 시간은 10분 내외다.
 
중수본 선별진료팀 다른 관계자는 "일반 선별진료소는 방문자에 대한 검체 채취 후 소독과 환기 등 환경 관리를 해야 한다"며 "이에 따른 시간과 인원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드라이브 스루 방식은 이런 추가적인 방역 대책이 필요없다.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 검사 건수는 3배 정도 늘어난다. 중수본에 따르면 일반 선별진료소는 시간당 2건, 1일 20건 정도의 검체를 채취하는 데 반해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는 시간당 6건, 1일 60건까지 검체를 채취할 수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 4일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를 확대할 수 있도록 표준운영지침을 마련해 각 지방자치단체에 배포하기도 했다.
 
해당 지침에 따르면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는 ▲접수 ▲진료 ▲검체 채취 ▲소독 및 교육 등 4단계 내지 이를 간소화한 2단계로 운영된다. 필요한 인력은 접수·교육·시설관리·차량통제 등의 업무를 맡은 행정인력 1~3명, 진료를 보는 의사 1~2명, 검체 채취를 맡는 간호인력 1~2명 정도다. 주차 및 차량 이동이 가능한 최소면적을 활용하여, 컨테이너형 또는 개방형 천막 형태로 설치된다.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 이용자는 대기시간 단축을 위해 사전에 예약하고, 보호자 동승 없이 혼자 운전해 방문해야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wakeu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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