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103개국 주한외교단 불러 '입국 제한 자제' 설득(종합)

기사등록 2020/02/25 18:54:35

오후 비공개로 103개국 주한외교단에 설명회

21개국 대사와 美 총영사, 中·日 차석 등 참석

"사실기반 안 한 두려움에 과한 조치 않게 부탁"

외교단 "본국에 보고하겠다"…자국민 배려 요청

24곳 한국인 입국 제한…7곳은 입국 금지 조치

[서울=뉴시스] 이국현 이혜원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한국인 입국 금지 및 제한 조치를 취하는 국가가 늘면서 외교부가 주한외교단 설득에 나섰다.

김건 외교부 차관보는 25일 오후 외교부 청사에서 주한외교단 관계자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어 코로나19 관련 정부 조치 등을 전달했다.

설명회에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도 동석했으며, 103개국 외교단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21개국 대사와 미국 총영사, 중국·일본 차석 등도 자리했다.

정부 측은 최근 경보단계를 '심각' 수준으로 올리고, 강력한 선제적 조치와 방역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중심으로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한국인 입국 제한 조치 등을 자제해줄 것으로 요청했다.

김 차관보는 설명회 이후 만난 취재진에게 "한국 정부가 얼마나 강력한 선제적 노력과 방역 조치를 하는지 적극 설명해, 다른 나라들이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두려움으로 과도한 조치를 취하지 않게 부탁하는 게 오늘 목표였다"며 "목적이 잘 달성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역전략이나 추진 방향을 자세히 설명했다"며 "각국이 국내 사정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해 과도하게 하는 조치를 지양해주길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최근 한국 정부와 협의 없이 한국인 입국을 제한하고, 관광객들을 열악한 시설에 격리 조치한 데 대한 대응 차원으로 풀이된다.

[인천공항=뉴시스] 최동준 기자 = 25일 인천국제공항 항공사 안내 전광판에 몽골 울란바토르행 항공편 결항을 알리고 있다. 2020.02.25. photocdj@newsis.com

김 차관보는 "주한외교단에선 한국 내 자국민이 정보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채널을 궁금해했다"며 "정보는 방역 당국이 영문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고, 각국 방역 당국과 긴밀히 의사소통 및 정보교환 하고 있는 상황을 설명했다"고 했다.

이와 함께 "(설명회가) 아주 도움이 된다고 했다. 한국 사정을 본국에 열심히 보고하겠다는 뜻을 (전했다)"며 "한국 미래 전략을 궁금해하고, 한국 내 자국민을 많이 배려해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주로 했다"고 전했다.

입국 제한 조치를 취하더라고 이해해달라는 취지의 뜻을 밝힌 관계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 24일 코로나19 확산에 대처해 감염병 위기 경보를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격상한 이후 모든 재외공관에 전문을 보내 위기 경보 상향 배경과 취지를 설명했다. 아울러 효과적인 방역 체계를 갖고 조기에 수습할 의지가 있으며, 한국 정부의 철저한 방역 체계와 수습을 신뢰해 달라는 입장을 전했다.

현재 한국발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하는 지역은 24곳으로, 이 중 나우루·모리셔스·바레인·요르단·이스라엘·키리바시·홍콩에선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과 협의 없이 입국을 보류하고 격리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모리셔스 정부는 23일(현지시간) 두바이를 경유해 도착한 한국인 34명 가운데 감기 증상을 보이는 사람이 발견돼 입국 허가를 보류하고, 진단 등을 위해 관광객 전원을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

[서울=뉴시스] 지난 24일 대구발 다낭행 항공편에 탑승해 다낭 보건당국에 의해 격리된 한국 탑승객들이 베트남 다낭 폐병원에 격리돼 있다. (사진=다낭 격리 우리국민 제공) 2020.02.25.

베트남 다낭시 당국 역시 전날 오전 대구시에서 출발해 다낭시에 도착한 비엣젯 항공편(VJ871)에 탑승한 한국인 20명과 베트남 승객 등 전원을 일시 격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4일(현지시간) '제43차 유엔 인권이사회' 고위급 회기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최근 보고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발생 국가 출신자에 대한 혐오 및 증오 사건, 차별적인 출입국 통제 조치 및 자의적 본국 송환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은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확진 환자 치료를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다"며 "며칠 동안 확진 환자 수가 다수가 밀집한 모임을 진행한 특정 종교를 중심으로 폭증했고, 정부는 감염병 위기 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로 상향했다. 공중 보건 수단을 총동원하여 빠르게 퍼지고 있는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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