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공연계에 따르면 예술의전당은 전날 긴급공지를 통해 "문화체육관광부 코로나 심각단계 조치 사항으로 '예술의전당은 일주일간 기획 공연·전시 잠정 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2월 마지막주에 예정된 기획공연 '아티스트라운지'와 기획 전시 '추사 김정희와 청조 문인의 대화', '조선근대서화전'을 전면 취소하거나 휴관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예술의전당은 예술의전당 공간을 임대한 기관·단체·업체 대표 등에게도 이날부터 3월2일까지 운영 지속·잠정 중단 등의 운영여부를 회신 받기로 했다.
예술의전당은 "외부 단체 및 민간 기획사에서 진행하는 대관 공연, 전시 행사에 관해서도 취소 혹은 중단시 해당 대관료를 전액 환불하도록 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조치하여 안내하고 있다"면서 "추가적인 대관 행사 취소 내용은 업데이트 되는대로 25일 재공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예술의전당은 25일부터 예술의전당 출입구를 제한 개방하기로 했다. 음악영재 아카데미 강좌는 지난 22일부터 29일까지, 공연&음악감상(성악) 아카데미도 26을 휴강한다. 인무, 미술실기 등의 아카데미 강좌는 25일 개강을 1주일 뒤로 미뤘다.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또한 공간 전역의 지속적인 방역외에도 출입문 일부 폐쇄 및 제한 개방을 통해 감염증 예방 조치를 더욱 강화해 운영하기 시작했다"면서 "지속적으로 감염증 위기경보 단계 변화 및 확산 추이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관련 주최사와도 긴밀히 협의하여 상황에 빠르게 대비하고 안내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서울 시내 일부 문화시설도 이날부터 휴업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3월까지 공연장 중단을 검토하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세종문화회관은 기획 공연, 대관 공연 등에 대해 진행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이 공연장에서는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와 '은밀하게 위대하게 : 더 라스트', 연극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등이 대관공연하고 있다.
경기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기도문화의전당은 27일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 28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예정한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앤솔러지 시리즈Ⅰ'를 취소하기로 했다. 3월5일 경기도문화의전당 소극장에서 개막 예정이던 경기도립극단의 연극 '브라보, 엄사장' 개막은 같은 달 12일로 연기하기로 했다.
성남문화재단은 현재 진행 중인 공연 및 전시 일정을 중단하고 시설 휴관을 결정했다. 오페라하우스, 콘서트홀, 큐브미술관 등 주요 시설에 추가 방역을 마치고 방문객 출입을 제한하기로 했다. 상설전시실과 반달갤러리는 무기한 휴관한다.
클래식공연도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 이미 '2020 대관령겨울음악제'가 24 ~ 25일 평창 알펜시아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겨울나그네' 공연을 취소했다.
KBS교향악단은 27일 안동문화예술의전당, 2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예정한 2월 정기연주회를 취소한다. 공연기획사 아트앤아티스트는 3월8일 롯데콘서트홀에서 공연 예정이던 '로시니 오페나 콘체르탄테: 세비야의 이발사'를 취소한다.
금호아트홀 연세도 27일 첼리스트 김두민과 피아니스트 김태형이 협연 예정이던 '세 도시 이야기: 첼로'를 시작으로 3월5일 '앙상블 로드 – 룩스 트리오', 3월7일 '금호영아티스트콘서트 – 홍세희'까지 취소하기로 했다.
국립극장은 3월에 예정된 창극 '아비, 방연', '완창판소리', '정오의 음악회', '시조 칸타타', '빨간바지' 등의 공연을 모두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국립국악원 역시 3월8일까지 자체 공연에 대해 휴관을 고려하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운영하는 아르코극장, 대학로 예술극장에서 공연 중인 민간 작품은 취소를 할 경우 대관료를 환불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결국 정동극장도 지난 14일 개막한 공연 '적벽'을 3월8일까지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남은 기간 공연 예매자 환불 조치 등 후속 조치가 진행된다.
정동극장 관계자는 "'코로나 19' 예방 조치를 위해 그동안 정기 방역 작업을 주 1회로 확대 실시하는 등 최선의 예방조치를 다 해 왔다. 그러나 정부 대응 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됨에 따라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 조치를 쥐하게 됐다"고 전했다. 3월8일 이후 공연 '적벽' 재개에 대한 부분은 향후 상황 추이를 지켜보며, 정부 대응을 살펴 결정할 방침이다.
국립극단이 운영하는 명동예술극장도 휴관을 검토하고 있다.
예술의전당 상주 기관이자 문체부 산하의 공연 단체도 비상이 걸렸다. 국립합창단은 3월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예정이었던 '제101주년 3·1절 기념연주회 - 아리'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코리안심포니 관계자는 "창단 35주년을 기념하며 준비한 공연으로 결정이 쉽지 않았으나 코리안심포니의 관객들과 직·단원 등 많은 관계자의 안전을 생각하고 추가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공연 취소를 어렵사리 결정했다"고 전했다.
3월5일 2부에서 코리안심포니의 35년의 여정을 담아 연주 예정이었던 R. 슈트라우스의 '알프스 교향곡'은 예술의전당 기획공연 '한화와 함께하는 2020 교향악축제'를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코리안심포니의 연주는 4월17일로 예정됐다.
국립발레단, 국립오페라단, 서울예술단 등 3월 중순 이후에 공연을 계획하고 있는 단체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학로 공연도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 애초 3월 22일까지 공연 예정이던 뮤지컬 '줄리앤폴'은 티켓을 오픈한 3월2일까지만 공연하기로 했다. 대학로 일부 오픈런 공연은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몇년동안 침체에 빠진 공연계에 '코로나 19' 악재가 겹치면서 정부는 이미 나섰다. 지난 20일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대학로 소극장을 방문해 코로나19 대응 현황을 점검하고, 공연업계 긴급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코로나 19 관련 공연예술분야 상담창구를 마련, 공연예술피해 등에 관한 상담을 진행한다.
정부뿐 아니라 민간에서도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한국연극협회는 이날 오전 대학로에서 코로나 19에 '2020 연극의 해' 행사의 재검토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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