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훈희 제작2본부장이 KBS 2TV 예능물 '씨름의 희열'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본부장은 6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들과 만나 "'씨름의 희열'은 KBS가 해야 되는 프로그램이다. KBS가 아니면 할 수 없는 프로그램"이라며 "처음 최재형 CP가 씨름 아이템을 들고 왔을 때 '또 무슨 이상한 짓을 하려고 하느냐'고 했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최 CP가 나를 설득했다. 나중에는 '씨름을 한류 콘텐츠로 만들겠다'는 꿈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일본 등 아시아 뿐만 아니라 유럽까지 '씨름이라는 재미있는 스포츠가 있다'는 걸 알리고 싶다"며 "대한민국 드라마·예능물, 그룹 '방탄소년단'에만 열광하라는 법 있느냐. 씨름도 글로벌 콘텐츠로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30일 첫 선을 보인 '태백에서 금강까지-씨름의 희열'은 국내 최정상급 선수들이 모여 기술 씨름의 최강자를 가리는 프로그램이다. 시청률은 1·2부 2.0%, 1.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높지 않았지만, 화제성은 최고였다.
이 본부장은 "최 CP가 제작비도 가져와야 하고 시청률도 올려야 하는데, '씨름의 희열'만의 매력이 있다. KBS 콘텐츠 중 온라인 버즈가 이렇게 활발한 프로그램이 없었다. 2049 시청자는 거의 60%를 육박했다"면서 "시청률이 조금 더 나왔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나름의 성과를 얻고 있다. 씨름협회와 함께 민족 고유의 스포츠 씨름을 세계적으로 친숙하게 알리려고 노력 중"이라고 귀띔했다.
최 CP는 현재 통합마케팅 콘텐츠 프로젝트팀장을 맡고 있다. 이 본부장 직속 팀으로 올해 새롭게 신설됐다. 이 본부장은 "최재형 부장에게는 특수미션을 줬다. 경쟁력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 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가능한 한 많은 돈을 조달해 경쟁력있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된다. 그런 의미에서 '특공대'라고 부르고 있다"면서 "최재형, 김광수 CP는 내 밑에서 조연출을 했는데, 편하게 괴롭힐 사람이 누굴까 고민하다가 택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최 CP는 스포츠 예능물에서 탁월한 감각을 드러낸 만큼 기대가 크다. 2005년 '날아라 슛돌이'를 기획해 신드롬을 일으켰고, '1박2일' 시즌2(2012), '청춘FC 헝그리일레븐'(2015) 등을 연출했다.
무엇보다 '씨름의 희열'은 경량급 선수들에게 초점을 맞춘 점이 신의 한수가 됐다. 백두급(140㎏ 이하) 선수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진 기존의 천하장사 대회를 탈피, 태백급(80㎏ 이하)과 금강급(90㎏) 상위권 선수 16명을 내세웠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선 매력적인 선수들과 박진감 넘치는 기술씨름, 센스있는 편집 등과 관련해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최 CP는 "씨름이 30년 전 국민 스포츠였지만, 우리의 기억 속에서 점점 잊혀져 가고 있지 않았느냐. 처음에 다들 반신반의했는데 'UFC처럼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지 않으라는 법이 있을까?' 싶더라"면서 "강호동 등 씨름선수 출신 연예인들의 출연을 고려해보지 않은 게 아니지만, 언론 노출에서 조금 소외된 경량급 선수들을 부각시키는데 의미를 뒀다. 강호동씨 매니저도 씨름선수 출신인데 많은 조언을 해주고 있다"며 고마워했다.
그는 "씨름의 희열에서 최종 우승하면 상금 1억원을 준다.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면서 "천하장사 대회에서 우승하면 1억원을 주는데, 체급 제한이 없어 경량급 선수들은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이길 수 없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파이널 대결은 유료로 관객들을 모집, 씨름협회 발전기금으로 쓸 계획이다. 처음에 노범수(울산대) 선수를 만나고 자신감이 생겼는데, 스타성이 충분한 선수들이 많다. 애정어린 시선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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