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美대사에 "종전선언 안돼" 논란…민주·정의 "냉전에 기댄 매국"

기사등록 2019/12/03 15:17:17

지난 9월 해리스 대사에 "北과 종전선언 안된다" 요청 보도 나와

나경원 '북미회담 불가 요청' 이어 논란…與 "한반도 평화에 해악"

정의당도 "희대의 망언" 비판…안상수 "핵폐기 없는 종전선언 반대"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안상수 자유한국당 의원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당 비상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12.03.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형섭 기자 = 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이 지난 9월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에게 "북한과 종전선언을 하면 안된다"는 요청을 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은 3일 나경원 원내대표의 북미 정상회담 불가 요청 논란과 엮어 한국당을 "냉전에 기댄 매국 집단"이라고 강하게 성토했지만 안 의원은 북핵 폐기 없는 종전선언을 반대한다는 취지라고 반박하며 물러서지 않았다.

앞서 전날 일부 언론은 안 의원이 한국당과 민주당, 바른미래당 의원 등과 함께 주한미국대사관저를 방문한 자리에서 해리스 대사에게 "북한과 종전선언을 하면 안된다"고 요청하고 비슷한 요청이 담긴 편지도 지난해 1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바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자 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을 통해 "또 다시 경악할 일"이라며 "당리당략에 눈이 멀어 북미회담을 막아나선 나 원내대표에 이어 당대표 경선에 나서기도 했던 중진 의원까지 어쩌면 이리도 한결같이 한반도 평화에 역행하는 행동으로 방해만 일삼냐"고 꼬집었다.

이 대변인은 "'나라를 살리겠다'는 한국당의 구호는 '나를 살리겠다'로 수정돼야 할 판"이라며 "평화는 곧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위한 것이다.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노력에 해악을 끼치는 한국당의 행동은 결코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 오현주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점입가경에 한반도 평화에 역행하는 희대의 망언"이라며 "심지어 안 의원은 현재의 대북 정책을 '한국 국민 대부분이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국민 여론도 왜곡해 거짓을 말할 정도면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고 일갈했다.

오 대변인은 "한국당은 이번 사태로 냉전에 기대어 정치적 이득만을 노리는 매국 집단임이 분명히 드러났다. 심지어 원내대표마저 나서서 북미정상회담을 막으려 애쓰는 한국당에 안 의원의 출당과 제명을 요청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한반도 평화를 바라는 국민들의 시대적 요구를 거스르는 한국당이 걸어갈 길은 국민들이 가리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안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땅에 전쟁을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저는 북한의 핵무기 폐기없는 종전선언을 반대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해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와 관련, "인천광역시장 재임 시절 개인적 인연이 있어서 그 인연을 바탕으로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전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문재인 대통령의 핵무기 포기 없는 대북정책 종전선언은 적절치 않다'는 요지의 의견이 담긴 서신을 보냈다"며 "북한 핵무기를 그대로 두고 전쟁 종료를 선언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역사를 통해 수많은 종전 선언들이 손바닥 뒤집듯이 바뀌는 것을 수없이 봐 왔다"며 "한반도의 실질적인 종전을 위해서는 핵무기부터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안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서 종전 선언부터 시작해 평화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씀했는데 이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핵무기를 그대로 두고 무슨 종전 선언을 하냐"며 "북핵 폐기 없는 종전선언은 바로 북한의 김정은이 주장하는 것이고 그것을 그대로 대변하는 것이 문재인 정권"이라고 역공을 펼쳤다.

그러면서 "저는 민주당에 되묻고 싶다. 당신들이 대한민국 대통령,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맞느냐"며 "북한은 수시로 미사일을 쏘아내는 데도 꿀먹은 벙어리처럼 아무말도 안하는 것이 문재인 정권"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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